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2003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을 지냈을 때부터 평면구조 낸드플래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기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V낸드를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6'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반도체 발명국인 미국, 패권을 빼앗은 일본을 제치고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오랜 기간 세계 1위를 독주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끊임없는 기술과 공정 혁신을 꼽을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끌어나갈 삼성그룹의 미래도 반도체가 중심에 서게 될 전망이다. 전자업계 전문가들은 미래의 반도체 산업을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누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모든 것을 칩 안에’라는 모토가 미래 반도체를 대변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갤럭시S7과 같은 크기의 스마트폰이 가로·세로 1cm 크기의 칩에 구성한다고 해보자. 지금의 모습과 전혀 다른 디자인의 스마트폰이 나올 수 있다"며 "생각을 바꾸면 반도체의 회로 기술로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야는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반도체산업에는 우리가 기존에 봐왔고 사용했던 제품을 칩으로 압축하는 분야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고객의 24시간, 365일의 삶을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 기기로 연결하겠다는 모바일 사업에 힘을 쓰고 있다.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해 보안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노트7은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금융 서비스 등을 모바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네트워킹을 통해 각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제품들을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와관련,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노트7 언팩’ 행사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이 갤럭시와 연결되는 ‘갤럭시 생태계’를 이뤄나갈 것"이라며 "향후 TV나 냉장고, 세탁기, 웨어러블, 사물인터넷을 전부 아우를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숙원사업인 자동차는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전장사업 육성에 본격 뛰어들어 과감한 투자와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자동차기업 피아트의 자동차부품 사업부문인 마그네티마렐리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글로벌 1위 전기차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와함께 삼성전자는 미국 ‘커넥티드 카’ 시장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중 자체 커넥티드 카 솔루션 ‘삼성 커넥트 오토’를 미국 AT&T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 커넥트 오토는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에서 공개했던 커넥티드 카 솔루션으로, 차량 상태 및 운행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다양한 미래 사업을 검토하고 고민하고 있으며 반도체와 모바일, 자동차사업도 이러한 검토 대상들 가운데 하나"라며 "다양한 방법을 접목시켜 미래의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