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혁신형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은 중국 '터널버스(巴鐵)'가 한 편의 사기극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은 영국 언론 보도를 인용, "지난주 시범운행에 성공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터널버스가 사기극일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앞서 터널버스 사업팀은 "터널버스가 한 번에 1200~14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전기동력으로 시속 60㎞ 운행이 가능하며, 제조원가도 지하철 등에 비해 저렴해 교통체증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이층버스와 유사한 고가 모양으로 아랫부분이 뚫려있는 소위 '공중버스'의 형태 자체가 실제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울 경우 엄청난 하중을 견딜 수 없고 이동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외신뿐 아니라 중국 언론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신경보(新京報)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터널버스는 운행 시의 고도 제한, 회전 반경, 사거리 및 인터체인지 통과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사업팀도 이에 대한 해법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터널버스가 허울뿐인 사기극일 가능성을 더해주는 증거는 또 있다. 중국 언론은 "업체 측이 내년부터 터널버스 상용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생산기지가 들어설 부지는 여전히 텅 비어 있다"고 폭로했다.
비제도권 금융업체 자금 확보를 위한 '조작극'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터널버스 프로젝트 배후에 온라인 불법 대출업체가 있다"는 관측을 소개했다.
세계 최초라던 터널버스 아이디어도 '최초'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69년 미국 건축가 크레이그 호제츠 등이 뉴욕 교통체증 해결을 위해 이와 유사한 교통수단을 설계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도 업체 측에 자금 회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신경보는 전했다. 앞서 터널버스 사업팀은 투자자에 연간 수익 10~13%를 약속하며 투자금 유치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