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동메달…오심·탈골 이겨낸 김현우의 ‘뜨거운 눈물’

2016-08-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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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가 2016 리우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손에 쥐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러시아의 횡포에 오심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통한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팔이 탈골되는 부상도 이겨냈다. 그러나 김현우(28·삼성생명)의 목에는 투혼으로 따낸 동메달이 걸려 있었다.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보소 스타르세비치(크로아티아)에 6-4로 이겼다. 2012년 런던올림픽 66㎏급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체급을 올려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동메달에 그쳤다. 

리우올림픽 레슬링에서 최악의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열린 16강전.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김현우는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에게 5-7로 분패했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김현우는 2-6으로 뒤진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패시브를 얻어 1점을 획득한 데 이어 가로들기 기술(4점)을 성공했다. 역전승을 확신한 순간 판정이 이상했다. 심판은 추가로 2점만 부여했다. 

안한봉 감독은 매트까지 올라가 강력하게 항의하며 비디오 판독(챌린지)을 요청했으나 심판 판정은 번복되지 않고 김현우에게 벌점 1점을 부여했다. 경기장에는 심판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심지어 민망했던 상대 선수가 한국 벤치와 김현우를 위로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판정 논란의 화살은 러시아로 향했다. UWW 회장은 2013년부터 세르비아 출신인 네나드 라로비치가 맡고 있고, 심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부회장도 러시아인이다. 또 현재 심판 40명 중 25명이 구 소련 출신이다. 완전히 러시아판이다.

도둑 맞은 금메달. 그래도 김현우는 꿋꿋하게 눈물을 닦고 다시 매트에 섰다. 내리 두 판을 이겼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경기 도중 오른쪽 팔꿈치가 엇나가 탈골되는 치명적인 부상도 당했다. 포기는 없었다. 아픈 팔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투혼을 불살랐다.

김현우는 매트에 태극기를 깔고 관중석에 큰 절을 올리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리곤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판정 논란에 대해선 “지나간 일이라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입을 닫았다. 잠시 뒤 오심에 얼룩진 금메달은 블라소프가 차지했다.

[김현우가 부상 당한 오른쪽 팔을 점퍼 속에 넣고 시상식 단상에서 금메달을 가져간 라이벌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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