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전화' 1000만 이용자 전화번호부 수집?... "서비스 쓰려면 필수동의"

2016-08-15 18:00
  • 글자크기 설정

[▲SK텔레콤 'T전화' 약관]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SK텔레콤이 통화플랫폼인 'T전화'의 1000만 이용자 전화번호부를 수집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용자의 기본적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는다고 해 놓고, 정작 서비스 이용약관에는 이용자 단말기 주소록(성명 및 전화번호)을 필수동의 항목으로 넣고 있다.
즉, SK텔레콤의 T전화를 이용하기 위해 이용자가 SK텔레콤에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부를 그대로 넘겨주는 셈이다. 특히나 이용자들의 전화번호부 검색 빈도도 집계, 이를 이용한 마케팅까지 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T전화 이용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 2월에 출시한 T전화는 같은 해 11월에 100만, 지난해 3월에는 500만을 넘어섰다. 

애초 T전화는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제공됐으나, 지난해 12월부터 KT와 LG유플러스, 알뜰폰 사용자도 쓸 수 있게 됐다.

T전화의 주요 기능은 △안심통화(스팸 및 스미싱 위험번호 알림) △T114(저장하지 않은 상호 전화번호 확인) △사기피해 알림(사기피해 신고 접수 번호 및 신고된 번호 확인) △그룹통화 △자동녹음 등이다.

문제는 'T114' 이용 시 전화번호부도 함께 검색, T전화 이용자의 전화번호부 검색 빈도까지 SK텔레콤 측에 남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T전화 1000만 가입자의 사용패턴을 분석, 저장된 연락처 가운데 가장 많은 검색이 이뤄진 연락처는 ‘엄마’라고 밝힌 바 있다. 86만회라는 ‘엄마’ 검색 횟수도 집계됐으며 ‘아빠’보다 4배 가까이 많은 검색 횟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T전화' 약관 및 이용화면]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용자들의 전화번호부 검색 빈도까지 집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용자가 검색한 T전화 검색어가 이제는 광고에 쓰이고 있다. 오히려 스팸을 막기보다 스팸 통로로 활용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T전화를 통해 'T114' 이용 시 검색어만 남는 시스템이다. 네이버 검색어 시스템과 같다고 보면 된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서 "무엇보다 T전화는 이용자들의 전화번호부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전화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검색 기록 외에는 수집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T전화 이용자들의 전화번호부 검색 기록만 남을 뿐 해당 검색어 세부정보는 찾을 수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T전화 서비스 이용약관을 보면 '개인정보 수집·이용Ⅰ' 항목에 SK텔레콤은 △'T전화 이용자의 단말기 주소록(성명·전화번호)'을 필수동의 항목으로 넣어놨다. 아울러 △기기 고유번호(단말고유번호), △USIM 고유번호(유심 ID 등), △ IP주소 등도 필수동의 항목이다.

오히려 선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수집·이용Ⅱ'의 수집항목에는 △이동전화번호 △이동통신가입정보(SK텔레콤 가입자) △서비스 내 이용자 이름 및 이용자 입력 프로필 등 민감한 정보가 적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취급방침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인종과 민족, 출신지 및 본적지, 정치적 성향 등을 수집하지 않도록 돼 있다"며 "주소록의 특정인이 그대로 집계가 된다면 문제다. 선택과 필수동의 항목이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네이버 검색 시스템과 유사하게 이용자 주소록에서 단순히 키워드만 집계했다면 개인정보 침해로 보기 어려우나 개인과 연결된 결과가 집계된다면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