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8위 정보경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도 여자 48㎏급 결승에서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 아쉽게 절반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빛은 아니었으나 메달의 가치는 무엇보다 값졌다. 정보경의 은메달은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따낸 ‘1호 메달’이었다.
특히 한국 여자유도에서는 더욱 빛났다. 정보경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66㎏급 이후 무려 20년 만에 올림픽에서 결승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유도 선수였다. 1996년 애틀랜타대회 정선영(56㎏급), 현숙희(52㎏급) 이후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낸 것도 20년만이다. 한국 여자유도는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고,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정보경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204명의 한국 선수들 중 가장 키(153㎝)가 작은 선수였다. 그러나 유도복을 입은 정보경은 ‘작은 거인’이었다. 당당한 눈빛은 상대를 압도하기 충분했고, 빠른 발과 민첩한 손놀림은 상대 선수를 순식간에 제압시키는 힘이었다.
정보경이 메달권 분수령이었던 8강에서 세계랭킹 1위 문크바트 우란체체그(몽골)를 소매 업어치기로 반칙승을 따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문크바트가 왼손으로 정보경의 다리를 잡는 반칙을 저질러 실격 처리됐다. 반칙이 없었다면 한판승도 가능했다.
정보경은 경남체고 3학년 때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을 포기할 위기까지 겪었으나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다. 이번 대회 서정복 유도대표팀 감독이 뽑은 ‘히든카드’로, 결국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정보경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금메달이 없던 한국 여자 유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