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은 그동안 출시된 삼성전자의 모든 스마트폰(피처폰 포함) 가운데에서도 가장 고객 친화적인 기능을 가장 많이 살린, 고객 개개인의 삶에 동반자라는 모토를 삼성의 방식으로 풀어낸 첫 ‘삼성 스마트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노트7 언팩’ 행사 참가자들의 관심의 초점은 ‘S펜’과 ‘홍채인식’이었다. ‘S펜은 연필·볼펜으로 쓰는 듯한 필기감을 제공하는 기능이 고도화 된 ‘S펜’이야 말로 정보·기록을 작성하고 저장하는 도구인 종이 공책(노트)와 연필·볼펜을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반디 갤럭시S7에 이어 갤럭시 노트7을 통해 사용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오랜 기간 동안 관행으로 굳어진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바꾸기 위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기업들 가운데 하나였다.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시장 다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창조적인 모방’도 성공요인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 경쟁이 정점에 달아올랐던 지난 2011년 미국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올해는 모방꾼(삼성전자)의 해”, “삼성전자는 카피캣(모방한 제품) 기업”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삼성전자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고 했다.
그런데,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라는 책을 저술한 이노우에 다쓰히코 일본 와세다대핵교 상학학술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잡스도 ‘멋진 아이디어를 훔친다는 것에 우리들은 창피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공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동양의 관점으로 생각해 보면 획기적이고 독창적이라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탄생과정에는 모방의 프로세스가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다스히코 교수는 “겸허하게 모방하고 각종 요소를 새롭게 조화시켜 혁신(이노베이션)을 갖게 된 기업이 시간이 흐르면 초심을 잃고 쇠락한다는 얘기는 어디나 있다. 일본 기업들은 그런 사례가 많다”면서 “바깥세상에는 따라 해야 할 본이 없고 모방 이외의 수단으로 창조해야 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의외의 세계에서 모방의 ‘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혁신의 지름길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IT전자 기업이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유·무선통신장비 백색가전과 TV,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소재 전 분야에 걸쳐 세계 최정상급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빠르게 업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사업 초창기 모방의 프로세스를 적절히 사용하고, 여기에 삼성만의 창의성을 결합해 새로운 혁신을 일궈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은 스마트폰은 물론 반도체와 가전, 디스플레이, TV 등 회사가 축적해 온 수 많은 제품 개발 노하우를 ‘모방해’ 제품 컨셉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하우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스마트폰에 새로 적용되는 기능을 활용할 때 느끼는 거부감과 피로감을 없애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편리한 사용으로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제품 고유의 철학을 살림으로써 스마트폰의 정의를 새로 내리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