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트럼프 VS 무슬림 전사자부모 '역풍 확산'

2016-08-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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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라크전서 아들 잃은 부모와 갈등으로 비난받아

미국 주요언론들 역풍 대대적 보도…연설자 CNN 등 출연

[사진=CNN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했던 후마윤 칸의 부모에 대한 비난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군 전사자인 후마윤 칸의 아버지인 키지르 칸은 지난 28일 (이하 현지시간) 전당대회의 연단에 올라 '자유와 평등 보호'를 강조하며, 트럼프에게 미국 헌법을 읽어보라고 일갈해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이같은 연설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는 "옆에 있던 키지르 칸의 부인은 (무슬림이기 때문에) 아무말도 못했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키지르 칸의 부인인 카잘라 칸은 아들을 잃은 슬픔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아들의 사진을 뒤에 두고 연설을 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미국 현지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이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 31일 오피니언란에 카잘란 칸의 편지 전문을 실었다. CNN은 "트럼프가 너무 나갔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라크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부모에 대한 비판 탓에 트럼프를 비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또 키지르 칸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미국 헌법 책자를 가지고 다니는지, 그리고 전당대회의 연설문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처럼 클린턴 캠프에서 쓴 것인지 등을 물었다. 칸은 "연설은 모두 내가 쓴 것이며,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줄인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지금 이자리에서 내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칸은 또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지금이라도 트럼프를 멈추게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31일 "무슬림 전사자의 부모와 트럼프의 대립이 예상치 못했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뉴욕타임스 캡처]


한편 후마윤 칸의 어머니인 카잘란 칸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클린턴은 왜 내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말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면서 "내가 말을 한마디 하지 않아도 모든 세계가 전 미국이 나의 고통을 느꼈다"고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얼마나 미국을 위해 희생했는 지를 강조했다. 

카잘란 칸은 또 "나는 아직도 후마윤의 사진이 걸려있는 방에 들어가지 못한다"면서 "내 아들의 커다란 사진이 걸려있는 전당대회 무대에 나는 내 자신을 추스리기가 힘들었다. 어떤 엄마가 안그럴 수 있겠나?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는 정말 내가 왜 이야기를 하지 않는지를 물어야 했나?"라고 되물었다.  

카잘란 칸은 또 "도널드 트럼프가 이슬람에 대해 무지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자신이 많은 희생을 했다고 하지만 그는 희생의 뜻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 편지에는 현재 70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올리면서 "카잘란 칸, 당신의 용기는 대단하며, 또 당신은 옳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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