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7월 수출이 다시 두 자릿수 감소로 돌아서며 19개월째 마이너스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일대일로 정책이 연착륙하지 못할 경우 한국경제 수출전선은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1일 정부와 해외투자기관(IB) 등에 따르면 최근 무역 구조에서 일대일로권 국가의 대중국 수출이 부진하고 최종재 수출 비중이 낮아 잠재적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수출입 구조를 보면, 수입에서 동아시아 국가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일대일로권 국가는 2014년부터 감소 후 정체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외국인 기업들의 탈(脫) 중국 현상도 일대일로 정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대만 콤팔 일렉트로닉은 PC와 광전자 제품 생산라인을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전을 결정했고, 파나소닉, 샤프, 타이킨 인더스트리 등 일본 기업도 자국으로 유턴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도 주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LG전자 역시 베트남 북쪽 하이퐁시에 15억 달러를 투자해 지난해부터 스마트폰과 가전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일대일로 정책이 부진하자 우리 정부는 "수출 부문의 타격은 예상되지만, 대륙진출 기회는 더 수월해 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위기와 기회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수출 부문은 일대일로 정책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잠재적 무역 불균형이 지속되면 중국 경제 침체 등으로 이어져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일대일로 부진은 중국 경제의 한 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일대일로 사업 불확실성이 우리 수출 전선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중국의 동반자 관계를 더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견해도 나온다. 한반도 내 사드 배치 등으로 분위기가 경직된 동아시아 갈등구조를 협력관계로 발전시킬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 내놓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 대통령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몽골에서 “취임 초부터 추진해 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바로 이러한 꿈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 할 수 있다”며 “통일된 한반도의 부산에서 울란바토르를 거쳐 베를린까지 철도로 이어지는 하나 된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비전이 단지 우리의 꿈으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