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골프에서 한국여자팀은 내심 금메달을 고대했다.
그런데 올림픽 여자골프 티오프 날짜(17일)가 다가오면서 그 전망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결전을 앞두고 한국선수들은 제자리걸음이나 뒷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메달 경쟁국 선수들은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올림픽 전초전격이었다. 그 대회에서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가른(21)이 발군의 샷으로 우승했다. 지난 5월 미국LPGA(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에서 연달아 3승을 거둔 그는 메이저대회 첫 승 물꼬까지 트면서 태국에 금메달을 선사할 후보로 등장했다. 일찍이 “리우올림픽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기고 싶다”고 말한 그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직후 “이제 브라질로 가서 또한번 큰 대회를 치른다”며 각오를 다졌다.
세계랭킹 2위로 1주전 대비 4계단 올라선 주타누가른 외에도 금메달 후보는 많다.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 4위 렉시 톰슨(미국), 그리고 펑샨샨(중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이민지(호주)까지 누구 하나 만만치 않다.
한국은 ‘에이스’ 박인비가 최근까지 부상으로 시달렸다. 그래서 약 두 달간 쉬다가 오는 5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골프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경기감각을 조율한다.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두 차례나 ‘톱10’에 든 양희영은 개인적 이유로 지난주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불참했다. 김세영은 지난달초 US여자오픈에서 공동 26위, 지난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공동 50위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전인지는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US여자오픈에서 커트탈락했고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공동 8위로 그나마 선전했다.
올림픽 여자골프에는 60명이 출전, 나흘간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쳐 메달 색깔을 가린다. 개인전이므로 특출한 선수 한 명이 있는 국가가, 그만그만한 선수 몇 명이 있는 국가보다 유리하다. 올림픽에서 3위 밖으로 처지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한국선수들은 약 열흘 후 결전장인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할 계획이다. ‘태극 전사’들이 강력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오는 20일 시상대 맨 윗자리에 오를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올림픽에서 또하나의 관전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