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공사비 지급 지연 및 '탈(脫) 중동' 바람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해외건설 수주가 올 하반기 재개될 지 주목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가 지난 17일 마감한 라스 타누라(Ras Tanura) 클린 퓨얼 프로젝트 입찰에는 GS건설 등이 참여했다. 20억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2013년 4월 제안서 접수 이후 3년여 만에 입찰이 진행됐다.
또 포스코건설은 사우디 정부와 20억9200만달러(한화 2조4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논의 중이다. 이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포스코건설은 관련된 13개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건설 또는 교섭 중인 프로젝트도 4개나 있다.
이미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아람코 유황이송설비(4억2100만달러)와 마라픽 수처리시설(7900만달러) 등이다. 사우디전력공사(SEC)가 발주한 20억달러 규모의 가즐란(Ghazlan) 발전소와 5성급 호텔은 사업 협상이 한창이다.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은 사우디에 신도시를 수출한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3월 사우디 정부와 경기 분당의 두 배 규모인 신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업지는 수도 리야드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진 다흐야 알푸르산 지역이다. 총 사업비는 180억~200억달러(한화 21조~23조원)에 이른다.
올 하반기에 본계약이 체결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건설 수주가 탄생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우디의 경우 올 상반기 재정 악화로 발주 및 공사비 지급이 미뤄지거나 기존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165억달러 규모의 메카 메트로 프로젝트 추진 일정이 지난해에 이어 또 한 차례 미뤄졌을 뿐 아니라 리야드 '킹압둘라 금융지구' 공사는 사업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사우디 건설시장에 대한 불안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기도 했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의 사우디 수주액은 2011년 166억달러(한화 19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6억달러(한화 4조3000억원)로 급락했다.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지역 다변화 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회복 기류를 타게 되면 다시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4월 사우디 석유회사 SCPC가 발주한 4억달러(한화 4600억원) 규모의 화공플랜트 공사를 한화건설이 수주하는 등 사우디 해외건설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며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고려해 수주를 선별적으로 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