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올 초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국내 대표 제과업체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일부 업체는 30% 이상을 올렸다.
눈에 띄는 점은 인상 발표 시기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금요일을 선택했다.
제과업체들이 금요일에 제품가격을 올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롯데제과(3월4일), 크라운제과(6월3일), 해태제과(7월1일) 등 국내 1~4위 제과업체들은 나란히 주말을 앞두고 가격 인상 소식을 전했다.
롯데제과는 제크, 빠다코코낫 등 비스킷류 8종의 가격을 5년 만에 평균 8.4% 인상했으며, 해태제과는 자일리톨껌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5% 인상했다. 크라운제과 역시 빅파이의 가격을 3000원에서 3200원으로, 콘초를 2500원에서 3000원으로 각각 6.7%, 20% 올렸다.
별도의 공지없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삼양식품(4월1일)도 금요일을 D-데이로 택했다. 사또밥과 별뽀빠이, 짱구, 바나나사또밥 등 총 4종의 가격을 30%가량 대폭 인상했다.
이는 금요일의 특성을 노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은 뉴스가 거의 다뤄지지 않는 일종의 '뉴스 사각지대'다.
따라서 제과업체들은 가격 인상 소식을 전했다는 명분을 얻음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인상 소식을 접하지 못하도록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가격인상은 소비자 먹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슈인 만큼 평일보다는 주말에 기습적으로 공지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모습은 국산 과자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는 일"이라며 "질적 향상과 내부 절감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충분한 만족과 이해를 얻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