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잇따른 테러까지..유럽 여행업계 실적에 빨간불

2016-07-2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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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최근 유럽에서 잇따르고 있는 소프트타깃 테러로 관광객들이 유럽행을 꺼리면서 안 그래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으로 고전하던 호텔, 항공사, 명품 업체들의 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UBS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테러 위험이 고조되면서 지난 6월 전 세계 해외여행 지출이 전년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유럽 도시에서도 항공 및 호텔 예약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어프랑스-KLM, 아코르호텔, 인터컨티넨탈호텔 등과 같은 주요 여행 관련업체들의 실적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기관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의 패트릭 숄즈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럽은 이제 더 이상 선호 여행지가 아니다.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여행업계에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통근열차에서 17세 난민이 휘두른 도끼에 여행 중이던 홍콩 일가족 3명이 다쳤고 독일 뮌헨에서는 총기난사가 벌어졌으며 프랑스의 유명 관광지인 니스에서도 트럭테러로 8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24일에는 독일 안스바흐의 노천 음악축제장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테러 공포가 극대화되었다. 그밖에도 경제가 정체되면서 얇아진 지갑 사정에 유럽인들은 여행을 주저하고 있으며,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가 유로 대비 8.6% 하락한 것도 유럽여행을 계획하던 영국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로 인해 영국 여행업계 주가는 약세다. 영국 여행사인 토마스쿡그룹은 연초 대비 주가가 52%나 곤두박질쳤다. 동기간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주가 역시 23% 미끄러졌고, 영국항공 모회사인 ICA그룹도 34% 떨어졌다.

또한 WSJ에 따르면 니스 테러 이후 프랑스 전역에서 호텔 예약율이 떨어졌고 특히 니스는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런던과 암스테르담 역시 호텔 예약율이 전년 동기비 각각 2.7%, 8.3% 떨어졌다.

항공기 예약율 역시 부진하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지난 20일 경제 불확실성과 유럽에서의 테러 공격 여파로 인해 올해 하반기 매출이 8~9% 가량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경고를 내놓았다.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제트 역시 지난 21일 테러 위협과 지난 5월 이집트 여객기 추락 이후 올 여름 항공 수요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밖에도 파리를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들로부터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명품업체들도 관광객 감소에 타격을 입고 있다. 에르메스는 지난 21일 전문가 전망치를 간신히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내놓긴 했지만 상반기 매출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메스는 계속되는 테러와 환율 변동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CEO는 “프랑스 여행업 수치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계속되는 국가비상사태로 여행객들은 프랑스 방문을 꺼린다”고 말했다.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LVMH)은 오는 26일에, 구찌, 이브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케링그룹은 오는 28일에 각각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여행객들이 유럽이 아닌 곳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국과 호주 등을 포함한 아태 지역의 여행 예약률은 전년비 7.8% 늘었다. 또한 미국의 럭셔리 여행업체 애버크롬비앤켄트의 영국 지사는 인도, 중국, 일본, 남아공을 향하는 여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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