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을 소집해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전 부문에서 업무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혁신’과 ‘품질’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18일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주재로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전년 대비 4.2% 감소한 322만4196대를 판매했다. 유럽, 인도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올해 판매목표인 813만대 중 39.7% 달성에 불과해 하반기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몽구 회장은 해외법인장들에게 “어려운 외부 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혁신을 위해 고객에게 집중하는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대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판매 시스템을 재점검하라”며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 전 부문에서 업무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정 회장은 고급차와 친환경차 시장을 주목했다. 그는 “제네시스 G80, G90의 성공적인 미국 런칭을 통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며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생산, 판매 능력을 배가시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해외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 강화, 판매 확대 위한 글로벌 애프터서비스(A/S) 활성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 멕시코 및 중국 창저우 공장의 성공적 가동 등을 꼼꼼하게 당부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동차시장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하반기 목표 달성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SUV 인기에 발맞춰 SUV 글로벌 생산량을 확대한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싼타페를 앨라배마공장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각 공장에서 투싼, 스포티지 등 SUV의 생산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또 소형 SUV를 주요 지역에 신규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인도에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 크레타의 판매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지역으로 확대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런칭도 본격화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고급 차량인 G90(국내명 EQ900)를 미국, 중동에 출시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G90와 함께 G80를 동시에 선보인다. 기아차도 신형 K7를 출시한다.
환경차 글로벌 라인업도 강화한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를 미국과 유럽시장에 선보인다. 니로 HEV는 미국·유럽·중국 시장에 출시하고 미국에 K5 HEV를 미국과 유럽에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로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서 선보인 친환경차를 주요지역에 차례로 선보임으로써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