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로 뒤엎인 미국…잔인한 7월 흑백갈등 '최고조'

2016-07-18 10:44
  • 글자크기 설정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동남부 올드 해멘드 에어플라자 쇼핑센터 인근에서 17일(현지시간) 오전 복면을 쓴 괴한이 경찰을 겨냥해 무차별 총격, 근무 중이던 경찰관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캔자스시티 출신의 흑인 개빈 유진 롱(29)으로 밝혀진 괴한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롱이 자신의 29세 생일을 맞아 단독으로 범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총격 발생 직후 배턴루지 경찰들이 무장한 채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사건에 미국이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범행의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종적 갈등과 긴장은 다시 심화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폭력에 다시 폭력으로 대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것이 미국 사회 최대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 "증오가 마음을 좀먹게 하지 말라"던 경관 목숨 잃어  
"제발 증오가 우리의 마음을 좀먹게 하지 말아라"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사건의 희생자 잭 몬트렐이 지난 7월 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몬트렐은 당시 배턴루지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과정에서 수많은 시민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흑인인 그는 "나는 정말 이 도시를 사랑하지만, 이 도시가 나를 사랑하는 지를 의문이다"라면서 "경찰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사람들은 나를 혐오하고, 유니폼을 벗으면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최근 상처받은 심경을 올렸다. 

이처럼 위협과 증오에 시달리던 몬트렐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17일 미주리 출신의 개빈 롱의 총격으로 몬트렐을 포함한 3명의 경찰은 또 목숨을 잃었다. 

한편 지난 5일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의 한 편의점 근처에서 CD를 팔던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이 경관 2명에게 제압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진 뒤 이 지역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돼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경찰관 저격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던 중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법을 위반하는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공격들은 누구도 대변하지 않은 비겁자들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사진=AP=연합 ]


◆ 위협받는 오바마 행정부…트럼프 "리더십 부재의 문제" 맹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특별 연설을 통해 "공권력에 대한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경찰에 대한 공격은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법과 규칙이 사회를 움직이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 발생한 인종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종이나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미국을 단합하게 할 말과 행동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분열은 심각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는 "지난 25년동안 지금처럼 인종적인 문제로 미국이 분열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ABC의 지난 주말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 국민의 3분의 2가 "인종간의 관계가 악화됐다"고 응답했으며, 대부분의 응답자가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라는 인종차별운동을 이끌고 있는 드레이 맥케슨은 "폭력은 멈춰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운동이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요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사건 발생직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최근에 발생하는 일련의 인종 갈등 상황에서 대해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측은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로 몰고가고 있다. 

배턴 루지 사건 발생직후 도널드 트럼프 측은 즉각적으로 성명을 냈다. "우리는 희생된 경찰관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면서 "리더십의 부재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과 경찰이 죽어야 하나? 우리는 법과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