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반기 박근혜정부 흔들리는 공직기강.. 레임덕 본격화되나?

2016-07-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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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돼지” “천황폐하 만세” 잇따른 고위공직자 언행 파문…정권말 레임덕 현상에 공직사회 ‘복지부동’ 우려 커져

야당 ‘전면개각’ 요구..박 대통령, 개각으로 친정체제 공고화 나설 듯...

교육운동연대와 교육혁명공동행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교육단체가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과 관련해 교육부 망언 고위관료 파면 촉구 서명지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주진 기자 = 잇따른 고위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언행 파문으로 집권 후반기 박근혜 정부의 공직기강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두고 레임덕(집권 말기 지도력공백현상) 전조 현상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최근 한 언론사 기자들과 만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파면 조치됐고, 국가장학금 수조원을 운영하는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차관급)도 “빚이 있어야 학생들이 파이팅을 한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정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은 최근 워크숍에서 '천황(일왕) 만세‘ 삼창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기택 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는 돌출행동에 이어 제멋대로 장기 휴가 신청을 내는 바람에 부총재직을 날려 버려 국익을 크게 훼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발표하는 시각에 강남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무관 갑질 논란, 서기관 성매매,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 등 각종 추문이 잇따라 터졌다. 장관이 직접 나서 산하 기관장에 갑질 반성을 담은 친필 편지를 보내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새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직자들이 잇달아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개인적 일탈’로 선을 긋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잇단 공직자의 부적절한 언행이 대통령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이냐, 지난 3년간 공직기강 해이 누적된 결과냐'고 묻자 “개인적 일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대처가 국민의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는 임기말 복지부동 행태를 심화시키면서 국정 운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만에 하나 공직 비리사건이 터질 경우 레임덕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야권은 박 대통령에게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전면 개각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부처 하나하나별로 수습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전면개각 없이는 절대로 국민의 분노와 민심의 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면개각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단행될 개각의 방향이 공직사회 기강 다잡기와 국정동력 확보, 레임덕을 막기 위한 친정체제 공고화라는 두 축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취임 초부터 내각을 학계, 업계 전문가와 공직사회 내부 승진 발탁 등으로 채워왔던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바뀔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는 여소야대 상황의 인사 청문회 등을 고려한다면 친박계 인사 등 정치인 기용 폭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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