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남방지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중국 하반기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홍수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전체 중국 국내총생산액(GDP)에도 악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정부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부터 시작된 폭우, 태풍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작지 면적이 10개 성(省)에 걸쳐 416만ha가 넘고, 무너진 가옥이 11만 채가 넘었다. 이재민 수는 500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수 161명, 실종자 수 61명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직접적 경제손실액만 1030억 위안(약 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홍수 피해 역시 직·간접적인 손실을 합치면 1998년 대홍수 당시 피해규모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게다가 7월에도 서너 차례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홍수 피해 상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농업·제조업 등 분야가 타격을 입으면서 가뜩이나 경기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레이먼드 영 ANZ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한 폭우 피해가 올 3분기 GDP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농작물 수확 피해로 인한 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중국 당국도 식료품 가격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0일 "남부지역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 과일·야채 등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각 지역 관할부처에서 장마철 물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시장가격에 관여하는 등 농산품 가격을 안정시킬 것을 당부했다.
저우징퉁 중국은행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폭우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오는 7~8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2.2%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1.9%에 그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홍수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무라 증권은 "홍수 피해 복구 재건 공사가 4분기 총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중국 산업생산이 7~8월 부진하다가 9월부터 반등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