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농업은행도 부실채권 증권화에 대열에 동참한다.
중국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은 중국 대표 국유은행 농업은행이 30억6400만 위안(약 52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담보로 하는 증권을 곧 발행할 계획이라고 10일 보도했다.
담보 부실채권은 총 41개 산업 분야와 연관됐고 전체의 77.92%가 부동산 자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대출 자산은 도매업, 화학섬유 제조업, 전문설비 제조업, 부동산업, 방직업 등에 집중됐다.
30억 위안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중국 국유은행이 당국 방침에 따라 부실채권의 증권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 초 중국 국무원은 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초상 등 6개 은행에 총 500억 위안 규모 부실자산 증권화 시범추진을 승인했다. 이후 중국은행과 초상은행이 부실채권 담보 증권 발행을 결정했고 최근에는 건설은행이 오는 9월에 300억 위안(약 5조2000억원) 규모 증권 발행을 선언했다.
중국 당국은 은행권 부실채권의 증권화로 재정 건전성을 높인다는 포부다. 최근 중국 상업은행의 고공 성장세가 한풀 꺾이고 부실채권은 증가하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 세계 최대인 공상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0.5%로 2014년 5.1%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중국·교통·농업·건설 은행의 지난해 순익 증가율도 1% 전후 수준이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 부실채권 잔액은 1조2744억 위안으로 전년과 비교해 4000억 위안 이상이 불어났다. 전체 채권 중 부실채권 비중은 1.67%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은행권 부실채권 증권화 전략이 은행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4월 당국이 은행권 증권화 시범추진을 결정했을 당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글로벌 금융기관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은행이 대출자가 아닌 주주가 되면 자금 회수 능력이 더욱 약해지고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은행권 부실채권 상당수가 제조업, 광업 등 공급과잉에 시름하는 분야로 자금 회수를 확신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