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증시 전망을 보면, 2분기 어닝시즌에 본격 돌입한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1950~2000선을 박스권으로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8일까지 한 주 동안 1987.32에서 1963.10으로 1.23%(24.22포인트) 올랐지만, 전주 오름폭(3.22%)에는 못 미쳤다. 개인이 같은 기간 6937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기관이 각각 442억원, 900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8일에는 한·미 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하루만 기관이 2000억원어치 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가 0.56%(10.98포인트) 밀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내놓을 베이지북, 영국 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를 먼저 주목해야 한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연 8회 발간하는 경제동향보고서로, 산업생산활동과 소비동향, 물가, 노동시장상황을 비롯한 주요 지표를 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소비심리지수가 반등한 가운데 미국이 어떤 경기 판단을 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브렉시트 여파가 미 실물경기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달러화 강세 가능성에 따른 가격변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4일로 잡힌 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 인하와 추가 자산매입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5일 영란은행은 경기대응자본완충 비율을 0.5%에서 0%로 낮추기로 했고, 8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를 내릴지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한은은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떨어뜨렸다.
주요 증권사는 이달에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현 1.25%로 동결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수 있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 어닝시즌을 맞아 2분기 실적과 대외 불확실성 간 대치국면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고, 다른 주요 상장사도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 은행주 급락, 영국 부동산 펀드 환매 중지를 비롯한 브렉시트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이 다시 한 번 출렁일 수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다만 2분기 견조한 실적이 지수 낙폭을 어느 정도 좁혀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