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규제기관도 '경쟁 제한성' 중시... M&A 심사 엄격화 추세

2016-07-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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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5월 영국 이동통신사 O2와 쓰리의 인수합병은 비용 상승과 소비자 선택권 제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강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양사의 합병을 거부했다. (EU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해외 규제기관의 인수·합병(M&A) 심사에서 '경쟁 제한성(독과점)'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불허 방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4일 '경쟁 제한성'을 이유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물론 주식취득 불가를 통보했다. 공정위의 주식취득 및 합병금지 명령은 일부 사업이나 방송권역 매각 등의 조치만으로 SK텔레콤의 독과점 우려를 충분히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발생한 해외 방송통신업계 간 M&A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5월 유럽연합(EU)이 홍콩의 복합기업 CK허치슨 홀딩스가 신청한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영국 사업부문 '오투(O2)'의 약 17조원 규모의 인수를 불허한 사례가 있다. 
 
허치슨의 영국자회사 '쓰리(Three)'와 'O2'의 합병이 실현되면 새로운 영국 1위 이동통신 사업자가 탄생할 예정이었으나, EU규제당국은 이동통신사업자간 M&A를 불허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의 제한 △소비자 요금 인상 우려 △기업의 혁신 제한 등 3가지 이유를 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된 전 세계 M&A 안건 중 현재까지 무산된 규모는 9080억 달러(약 1058조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의 반독점법 전문가는 “유럽의 규제당국은 전통적으로 미국보다 M&A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지만, 최근 미국 당국도 유럽 수준으로 심사를 엄격히 진행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M&A 심사가 엄격화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밖에도 미국 4위 이동통신 업체 스프린트의 T모바일 인수,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의 인수합병 등도 모두 공정경쟁 저해를 이유로 불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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