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4선·광주광산갑)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과 격한 언쟁을 벌이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같은 당 소속 박주선 국회의장이 어떻게든 파행을 막으려 했지만 여야 3당 합의가 불발돼 결국 정회로 이어졌다.
이날 대정부질문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도중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개입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 의원은 황 총리를 상대로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영남지역’ 편중 인사를 집중 추궁했고, 황 총리는 “역량에 따라서 인사를 배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영남출신은 역량 있어 인사 시켰고, 다른 지역은 역량이 부족해 인사하지 않은 것이냐”며 되받아쳤고, 황 총리는 “그렇지 않다”고 거듭 반론을 제기했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자리에 앉은 채 김 의원을 비판하며 황 총리를 비호하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김 의원은 간섭한 의원들을 향해 “정말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걸 한심하게 여기는 국민들이 있다. 가만히 라도 있어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제 눈 똑바로 보고 말씀하세요”라고 말했고, 이은재 의원에겐 “질문하는 데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말하고 싶으면 나와서 하란 말이야”라고 큰소리 쳤다.
이에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이 “어디서 지금 반말하시나”라고 말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김 의원은 “대전의 이장우 의원, 대전 시민들 부끄럽게 하지 마세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특히 “다음 총선에서 대전 시민들은 저런 사람 좀 제발 뽑지 말아 달라”고 하자,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막말과 삿대질도 서슴지 않았다. 김순례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선 “공부 좀 더 하세요”라고 훈계조로 말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가 계속되자 김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인데 (새누리당) 당신들 때문에 나라가 이렇게 됐잖아, 거기에 대고 무슨 간섭이냐”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상황이 격화되자, 정세균 의장을 대신해 회의를 주재 중이던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박 부의장은 여야 3당간 협의를 촉구했지만 새누리당이 ‘김동철 사과 없인 대정부질문은 불가하다”고 반발해 결국 정회됐다.
이후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정진석 새누리당·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김 의원의 유감표명을 약속해 파행된 지 약 3시간 만에 대정부질문이 속개됐다.
김 의원은 오후 속개된 본회의에서 “어찌됐든 저로 인해 본회의가 정회된 것은 유감”이라면서 “대전 시민을 거론하는 등 일부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동료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그 내용이 귀에 거슬려도 야유 등으로 발언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로서 그런 잘못된 관행도 해소되길 바란다”고 여당 의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