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커진 기대감과 1%대 저금리에 유입된 투자수요로 서울 아파트 입주권 거래가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입주권은 총 371건으로, 지난해 동기(234건) 대비 58.5%(137건) 급증했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7년 7월 이후 역대 최대 거래량 기록이다.
입주권 거래는 재개발·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조합원으로부터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된 권리를 사고파는 분양권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분양에 앞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동·호수를 배정하기 때문에 고층 또는 조망권이 좋은 소위 ‘로얄층’을 선점할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일반분양 대비 약 20~30%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인허가나 시행·시공사 문제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고,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 오히려 실입주금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입주권 거래 급증에 대해 1%대 저금리에 따른 투자수요가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고,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투자자들이 분양권과 마찬가지로 입주권에도 큰 관심을 갖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 MB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따라 최근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저금리 등으로 사업 리스크도 줄어들면서 입주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사업 진행이 확실한 사업장 위주로 기대감이 커지며 손바뀜도 점차 빨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주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몰려 있는 분양권 거래와는 달리, 입주권 거래는 성북구와 서대문구, 은평구 등 서울 전역에서 활발하다”면서 “단기 전매 투자수요가 강남 분양권에 집중하는 반면, 실수요자들은 지역별 우량 사업장의 입주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지난달 총 913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 중 송파구(232건)와 성동구(98건), 강동구(75건), 강남구(26건) 등 강남권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절반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