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5000위안짜리 선불카드를 사시면 가격을 40% 깎아드립니다." 중국에서는 미장원, 마사지숍, 음식점, 헬스클럽 등 서비스업체의 종업원들이 고객에게 선불카드를 할인판매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선불카드 판매는 종업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보장하기 때문에, 구매력이 높아보이는 고객에게는 종업원들이 필사적으로 매달려 선불카드를 판매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선불카드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소비자위원회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선불카드 관련 불만접수는 모두 7195건으로 3년만에 두배로 증가했다고 인민일보가 4일 전했다. 광둥성내에서 지난해 피해자만 1000만명을 넘었다. 선불카드는 ▲빠른 투자금 회수 ▲할인판매로 인한 고객유치 ▲단골고객확보 등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각 점포들이 쉽게 사용하는 마케팅방법이다. 하지만 중국의 많은 업체들은 할인카드에 함정을 파놓고 손님들의 '뒷통수'를 노린다.
선불카드 판매로 현금을 챙긴 업주가 고의부도를 내고 도망가버리는 사례는 소비자들에게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상하이의 '다이관산(代官山)'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은 하루아침에 5개의 매장이 전체 문을 닫았다. 사장은 선불카드를 통해 모은 현금을 챙겨 달아난 직후였다.
또한 '수이궈잉항(水果營行)'이라는 과일 프랜차이즈는 자본금 10억위안(한화 약 1710억원)을 바탕으로 매장을 급속히 확대시켰지만, 자금난에 부딪히자, 50% 할인된 선불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체설립자는 3억위안(한화 약 510억원)이상의 선불카드 판매금을 빼돌려 잠적했다. 이후 수이궈잉항은 점포 300개가 모조리 문을 닫았다. 소비자들의 아우성이 빗발쳤지만 구제책은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 피해소비자가 구제를 받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민사소송을 하더라도 도주한 사장을 찾아내 압박을 가한후 보상을 받아내기까지는 복잡한 절차와 기나긴 시간을 거쳐야 한다. 인민일보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공인된 제3의기관이 선불카드를 보증하거나 피해지구제에 관한 입법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평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