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태양광 황제로 불리며 알리바바 마윈,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과 함께 중국 최고부호 자리를 겨뤘던 리허쥔(李河君) 하너지(漢能) 회장이 태양광자동차를 몰고 돌아왔다.
동방재부망(東防財富網)은 정상에 도달한 후 주가 폭락, 시총증발, 경영악화 등 험난한 1년을 보냈던 리 회장과 하너지가 2일 저녁(현지시간) 친환경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왕의 귀환'을 선언했다고 3일 보도했다. 태양광자동차로 다시 태양광 황제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2월 리 회장은 자산 1600억 위안으로 후룬리포트가 선정한 중국 부호 1위에 오르며 중국 재계의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5월 신차이푸(新財富)가 발표한 '중국 500대 부호 순위'에서 리 회장의 자산은 450억 위안으로 순위도 21위에 그쳤다.
1년여 만에 자산 1150억 위안이 사라진 리 회장은 2일 저녁 베이징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하너지 본사에서 하너지의 태양광자동차 '솔라(Solar)' 시리즈 선보였다. 하너지 솔라0, 솔라L, 솔라A, 솔라R 등 4가지 모델 모두 태양에너지의 동력 전환률 31.6%를 자랑하는 하너지의 고효율 GaAs태양박막전지가 장착됐다. 5~6시간 태양광에 노출하면 8~10도(度) 정도의 전기가 전지에 저장되고 이를 이용해 80km 주행이 가능하다.
태양에너지를 메인 동력으로 하되 기존 전기자동차 동력모델과 충전방식도 그대로 적용됐다. 하너지는 박막 태양전지 등 관련 기술을 통해 자동차 동력 시스템의 '혁신'을 이끌고 상용화와 대량생산을 실현한다는 포부다.
리 회장은 "지난 1년간 하너지가 주가폭락, 주식거래 중단 등 고난의 시기를 겪었고 상당수 사람들이 하너지는 '이제 끝났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하너지는 살아있고 가장 힘겨운 시기도 끝났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 회장의 자신감은 태양광 자동차와 전지 분야에 쏟은 투자와 노력에 기인한다고 신경보(新京報)는 4일 보도했다. 하너지는 2013년 미국 CIGS박막 태양전지 부품 제조업체 미아솔(MiaSole)을 인수했고 같은해 미국 글로벌 솔라에너지(Global Solar Energy)도 사들였다. 2014년 8월에는 1500만 달러에 미국의 태양전치업체 알타 디바이스(Alta Device)를 인수하며 기술력 확보에 공을 들였다.
중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 및 판매량이 전월 대비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올 들어 5월까지 친환경자동차 생산량은 13만2000대, 판매량은 12만6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무려 131.4%, 134.1%에 육박했다.
중국 당국은 앞서 '에너지 절감·친환경자동차 산업발전계획(2012~2020년)'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순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량 500만대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