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날개 부러진 재벌 공익법인

2016-06-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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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날개 부러진 재벌 공익법인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공익법인이 재벌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만들어진 '공익법인 5%'룰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짜면서 '공익법인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공청회를 열고 세제 혜택을 받은 만큼 공익 활동에 돈을 지출하면 비과세 상한선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공익법인에 특정 기업의 주식을 5%(성실공익기업 지정시 10%) 넘게 기부하면 초과분에 대해 세금을 내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선의의 주식 기부활동까지 막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규제를 풀어 숨통을 트이게 해주려는 것이다. 국세청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02년부터 매년 증가하던 공익 법인 수는 2014년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공익재단의 활동이 위축됐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대다수 재벌 공익법인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사례를 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재단을 앞세워 경영권을 되찾고 있다.

재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에이, 에이큐 등은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로부터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박 회장은 재단 자회사인 케이아이 등과 본인이 1301억원을 출자해 금호기업을 설립했다. 금호기업은 금호 아시아나그룹 대표회사인 금호산업 지분을 47% 가량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도 10곳에 맞먹는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이런 회사들이 다시 일감몰아주기로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려왔다. 반면 재단은 지난해 장학금 지급을 비롯한 공익사업에 대한 지출을 반토막으로 줄였다.

공익법인 설립 목적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재벌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공익법인에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공익 사업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익법인 운영 실태에 관해 비판이 끊이지 않아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에 오히려 이를 완화해 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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