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사업인만큼 보증료를 낮춰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주장이다. 보증료가 낮을수록 서민을 위한 대출 금리도 낮아진다는 논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과 9개 은행은 최근 중금리 대출과 연계한 보증보험 협약을 체결했다.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대출의 상품명은 '사잇돌 중금리 대출'이다. 오는 7월 5일부터 판매된다.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은행은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수협, 제주, 전북은행 등이다. 보증료는 연 1.18%~5.32% 수준으로 확정됐다. 1~8등급 구간에 따라 보증료가 다르며 5.32%는 신용등급 8등급자에게 적용되는 수준이다. 단, 기존의 KCB나 나이스 등급이 아니라 SGI서울보증보험이 별도로 만든 모델 등급 기준이다.
문제는 일반은행의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의 윤곽이 나온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보증료(연 1.18%~5.32%)가 기대했던 것보다 높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서민을 위한 상품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추진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사잇돌 중금리 대출'은 ▲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기에는 소득수준이나 신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위소득자 또는 중신용자 ▲사회 초년생 등 상환능력이 있으나 은행 대출이 어려운 자 ▲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중금리 대출로 전환하려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료는 금리로 전가되기 때문에 보증료가 높을 수록 고객에게는 부담이 크다"며 "정부 차원에서 서민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면 보증료를 낮춰 고객 금리를 완화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도 보험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3월 금융위가 저축은행에 적용할 보험료를 7~8%대로 예시로 들었는데 이는 너무 높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원가 3%, 예보료 0.5%, 여기에 보험료 7%를 더한 후 판매 관리비까지 합하면 최소 14%다"며 "보험료가 7% 수준이라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GI서울보증보험은 저축은행의 경우 보험료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 수준을 지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SGI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신용평가 모형 자체가 확정이 안 됐는데 보험료를 7~8%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9월정도에 보험료 수준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체율이나 대손률을 고려해서 보험료를 산정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일부 저축은행들도 은행별로 부실률이 상이한데 저축은행 업권을 하나로 묶어서 동일한 보험료를 적용하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 은행은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해 타저축은행에 비해 부실률이 낮다"며 "똑같은 보험료를 적용하는 게 반갑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SGI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보험업 감독 규정에 따라 보험료를 3년마다 재산정하게 돼 있다"며 "그때 은행별 통계별로 보험료가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