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서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19일 '신용 취약계층의 금융기관 간 연계성 및 시스템적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신용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책을 별도로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가 개인신용평가 전문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서 받은 2006년 1월∼2015년 6월 대출자 50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용이 취약한 계층은 비은행금융기관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A은행의 전 대출자 14만2000명 가운데 저신용자는 1만7000명으로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저신용자는 전체 대출자의 70%에 달했다.
신용 취약계층은 저신용자와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 이상인 과다채무자를 포함한다.
이 교수는 신용 취약계층의 대출액, 연체액, 대출자 수 등에서 금융기관 간 연계성이 전체 대출자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연계성이 높다는 것은 금융 시스템에 위기가 발생하면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다중채무자와 과다채무자의 대출액에서 저축은행의 연계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중채무자 대출액의 경우 저축은행의 연계성은 59.1%로 카드사(36.4%), 보험사(22.7%) 등 금융기관의 수준을 웃돌았다. 과다채무자 대출액도 저축은행의 연계성이 45.5%로 카드사(4.6%), 보험사(40.9%)보다 높았다.
이 교수는 과다채무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시작해 2금융권으로 이동한다고 추정하고 "신용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화를 방지하려면 저축은행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교수는 신용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당국의 개별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다중채무자, 과다채무자,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정책이나 금융지원책을 별도로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앞서 이 교수는 이 논문을 18일 한국금융학회가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한 학술발표회에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