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유럽증시는 닷새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럴당 51달러대를 돌파하며 반등을 노렸던 국제유가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경제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오른 탓이다.
전 세계가 불안해 한다고 해도 이 사람만큼 마음 고생인 사람도 없을 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얘기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5월 총선을 앞두고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순이민자가 늘면서 높아지고 있는 반(反)EU 정서를 이용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돌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심각했던 반(反)EU 정서를 간과한 탓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가 50만명 증가했는데 그 가운데 26만명은 순이민자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머런 총리의 도덕성이 상처를 입은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사상 최대 조세 회피 자료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에 캐머런 총리의 아버지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온 데 이어 상속세 회피 논란까지 일었다.
투표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연일 엎치락뒤치락 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투표 특성상 어차피 결전의 날이 오면 유권자 대부분이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래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잔류 쪽으로 정해지면 다행이지만 캐머런 총리의 리더십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던 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경제는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이겨도 이겼다고 볼 수 없는 게임. 끝나도 끝난 게 아닌 도박을 앞두고 캐머런 총리의 잠 못드는 밤은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