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균형환율 이탈 추정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경상수지를 기준으로 보면 원화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지만 균형실질환율접근법 적용 결과 한국의 환율수준은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채택한 균형실질환율접근법은 기초경제여건의 균형값을 통해 균형실질환율을 직접 추정하고 이를 실제 실질실효환율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한경연이 이 접근법으로 한국의 환율수준을 평가한 결과 기초경제여건의 균형값 산정기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그러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의 평균을 균형으로 정의할 경우 올해 3월 한국의 실효환율이 2%~13% 가량 고평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관찰대상국으로 함께 지정된 일본 역시 엔화가치가 최근 5년간 약 10%~16%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역시 14%~28% 가량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거시균형접근법은 각국의 기초경제여건에 부합하는 균형 경상수지와 실제 경상수지와의 차이로 환율수준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접근법을 적용하면 한국의 올해 균형경상수지는 GDP대비 1.8%로 경상수지 전망치(IMF자료) 8.2%보다 낮아 절상압력이 컸다.
또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 중국, 일본, 독일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한 결과 실제 경상수지가 균형경상수지를 크게 상회해 절상압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균형실질환율접근법과 거시균형접근법은 모두 국제통화기금(IMF) 환율자문단의 환율 평가방법이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분석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지)한국의 환율이 저평가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우리나라에 대한 환율관찰국 대상 지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4월 공개한 정기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 나라를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 대상국은 이번에 개정된 미국의 무역촉진진흥법에 따라 새로 만들어졌다.
미 재무부는 미국을 상대로 200억 달러(23조4800억원)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해당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면서, 해당국 통화가치의 상승을 막으려고 외환시장에서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개입을 했다는 3가지를 기준으로 교역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판단한다.
한국은 앞의 두 가지 기준에 해당돼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심층분석 대상국'에 지정되면 미국이 환율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해당국의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금지하는 제재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