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으로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에 내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영업자가 대다수인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이 크게 두드러진 모습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 잔액은 959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5조7000억원 늘었다.
문제는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 예금은행 산업대출은 올해 1~3월 8조9000억원 증가하며 전분기(10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이에 반해 수출입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은 같은 기간 6조8000억원 늘어나며 오름폭이 직전 분기(1조3000억원)에 비해 5배 넘게 커졌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의 대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에 대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은 1분기 중 10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절반이 넘는 5조5000억원을 차지했다.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에 대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은 1~3월 1조4000억원 증가해 작년 4분기(9000억원)보다 5000억원 웃돌았다.
예금은행 대출 증가액은 작년 4분기 1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7000억원으로 3000억원 확대됐다.
제조업에 대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도 1분기 2조1000억원 늘어나며 예금은행(2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작년 1분기 경우 예금은행의 제조업 대출은 이 기간 7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이는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1분기 시중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6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도 지난해 4분기 -3에서 올해 1분기 -6으로 위축됐다.
이같은 상황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은 2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가 각각 -13, -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기업에 신규 대출을 자제하는 한편 기존 대출을 회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선·해운 등 취업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 대출을 확대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