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경 원장 "유리천장 깨고 갑니다"

2016-05-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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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농업계 여성 1급공무원 32년 공직생활 마무리

전혜경 전 국립농업과학원장이 26일 열린 고별세미나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선국 기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에 보람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한민국 최초 농업계 여성 1급 공무원인 전혜경 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5월31일자로 공직을 떠난다.

전혜경 전 원장은 지난 26일 농진청 직원들이 마련한 고별세미나에서 "여성이라고 별도의 대우나 도움을 받거나 반대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한 것도 아니기에, 굳이 여성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초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그 분야에서 보람있는 일을 새롭게 하는 것에 의미를 둬 왔다"고 운을 뗐다. 

'유리천장'이란 여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농업계 최초 여성 고위공무원인 그의 첫마디는 다른 여성 공무원에게 귀감이 됐다. 

1984년 농촌진흥청에 들어와 32년째 공직에 몸담은 그는 농진청에서 자리를 옮길 때마다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08년 농진청 연구개발(R&D) 총괄부서인 연구정책국의 첫 여성 국장으로, 2009년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의 원장으로 임명돼 농진청 역사상 최초 여성 기관장이 됐다.

2013년 농진청의 선임 연구기관인 국립농업과학원의 최초 여성 원장에 취임했다. 

전혜경 전 원장은 '남들이 가지 않은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는 신념으로 업무에 임했다. 이런 모습은 농진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일을 즐기면서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그는 "어떤 행사에서 본인을 '열정의 화신'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며 "스스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면 당연히 열과 성을 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작생활에 대해 "‘배려와 감사’가 매우 중요하다. 가장 크게 배운 생활의 교훈은 '양 손에 떡을 쥘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리더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쁨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듯이, 농업인과 국민에게 행복을 주려면 우리 직원이 먼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며 "일과 긍정적인 동료관계, 의미·보람, 취미활동 등 4가지 행복원천을 통해 직원들이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립농업과학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국내 최초 꿀 수집능력 뛰어난 꿀벌 품종 개발 ▲‘온실가스 종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 ▲국립농업과학원 ‘국가특허미생물통합보존소’로 지정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 추진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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