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또 다시 악재를 만났다. 열악한 자금사정 탓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2대 주주의 경영난까지 겹친 것이다.
예정대로 새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게 팬택 측의 설명이지만, 팬택이 옛 명성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팬택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자금 운용을 하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스는 방송·통신장비업체 쏠리드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팬택 지분을 지난해 말 인수했다. 쏠리드가 96%, 옵티스가 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악재는 이번만이 아니다. 이미 열악한 자금사정으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팬택은 이달 말까지 500여 명 정도의 임직원을 절반으로 줄인다. 이렇다 할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인건비만 지출되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상황이 이렇자 팬택의 부활도 불투명해졌다. 팬택은 다음달 새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30만원 대 중저가 모델로 SK텔레콤과 KT 등 2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나온다.
옵티스의 지분이 4%, 약 20억원에 불과해 신제품 출시에는 지장이 없다는 게 팬택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팬택의 로열티가 사라진 상황에서 악재가 터지니 소위 말하는 '팬택의 부활'도 좀 어렵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여기에 팬택이 신제품으로 진출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역시 이미 포화상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인 갤럭시J 시리즈를 판매 중이다. 갤럭시J7은 30만원 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130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20만원대 모델 갤럭시J3은 5인치 슈퍼 OLED 디스플레이에 800만화소 카메라를 갖췄다.
LG전자도 중저가 라인으로 세컨드 스크린을 채택한 X스크린,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X캠 등을 판매 중이다.
따라서 팬택의 새 스마트폰은 삼성, LG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동시에 과감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팬택과 6월 말 출시를 목표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출고가가 정해지지 않아 공시지원금 등도 미정인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