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30분 연장에 MSCI선진지수 편입 탄력

2016-05-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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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외환시장을 30분 연장함에 따라 원화 환전성이 높아진만큼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발표에서 한국이 선진지수 편입 관찰대상국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연장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8월 1일부터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30분 연장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조정된 것은 2005년 3월 2일 이후 11년5개월 만이다.

당시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변경한 것은 주식·채권시장이 오전 9시에 개장, 오후 3시에 폐장하는 데 비해 외환시장만 폐장시간이 오후 4시로 돼 있어 금융·자본시장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당시 조치로 외환시장의 폐장 시간도 오후 3시로 앞당겨졌다.

이번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도 주식시장과 관계가 깊다.

한국거래소가 앞서 이날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8월부터 30분 연장하기로 발표하면서 외환거래 시간 연장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오후 3시∼3시30분에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는데, 외환시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식시장 마감시간이 연장되더라도 주식 거래량이 수월하게 늘지 않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이 정부가 추진하는 MSCI 선진지수 편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올 초 한국증시를 MSCI 선진지수에 편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통합결제계좌를 이달부터 시범 운영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신흥지수에 소속된 한국증시가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단기투자형 자금보다 안정추구형인 장기투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다.

정부는 한국증시를 2008∼2014년 MSCI 선진지수에 편입하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작년에는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서도 빠졌다.

원화 환전성을 높이는 것은 MSCI가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내건 요건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MSCI 선진지수 편입 때문에 외환시장을 30분 연장하기로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의를 높였다는 점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환시장이 30분 연장되면 거래량이 늘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올해 초에도 중국 증시 불안, 북한 리스크가 겹치며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래시간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반드시 변동성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래 주체가 늘어나도 거래량 자체가 증가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시간이 30분을 연장하더라도 거래량이 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는 역외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고 연장 시간도 30분으로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원/달러는 역외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상품 중 하나"라며 "서울외환시장에서 마감시간이 연장되면 일정부분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크게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외환시장 변동성은 거래시간보다 시장 상황,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거래시간 연장으로 외국의 경제 지표를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 연구원은 "그동안 독일 등 유로존의 경제 지표가 한국 시간으로 오후 3시 이후 발표되는 것이 많았다"며 "앞으로 원/달러 거래에서 유럽 지표를 과거보다 빠르게 소화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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