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감사원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완전히 편성하지 않은 시·도교육청 11곳의 가용자원 활용 시 3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아전인수식 실태 조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 산하 누리과정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합리적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했던 더민주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중앙정부는 즉각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감사원 결과는)교육기관을 학교로 한정해 규정한 ‘교육기본법’의 기본 취지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교육과 보육을 서로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 것 역시 상식적 개념과 법률적 개념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라고 파상공세를 폈다.
또한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재정적 여력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역시 이미 예측됐던 추가 세입 요소를 전액 교육 투자가 아닌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쏟아 부으라는 주장일 뿐”이라며 “(감사원은) 중앙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다른 어떠한 조치사항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은 이 사업 시행 과정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업무를 보건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이관하면서 예산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중앙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예 조사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며 “이미 결과를 정해놓고 교육청에 예산 책임 전가를 위해 끼워맞추기 식으로 감사를 실시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여당은 교육대란을 부추기는 교육청 예산 떠넘기기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부족한 예산을 지금이라도 시급히 추경 편성을 통해 중앙정부에서 책임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감사원을 동원한 정부의 정치적 결정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현재 법적으로 교육청 예산은 초·중·고등학교 살림살이에 쓰도록 돼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어린이집과 같은 복지시설 예산은 정부와 지자체가 편성한다”며 “더욱이 어린이집 등의 보육 예산은 전적으로 중앙정부가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편성하는 것이 명명백백한데 자신들의 의무에 대해서는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교육청 살림살이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민망하다”며 “감사원은 정부의 입장을 강변하고 그에 대한 논리를 제공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시민의 삶에 와 닿는 구체적이고 작은 정책은 지방정부나 기타 기관이 맡는 것이 타당하다”며 “스웨덴의 페르손 총리가 쓴 복지국가론 십계명 중 하나도 보편적 복지는 중앙이 지방에 전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하나의 규범”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누리과정 예산 편성 실태 감사 자료를 통해 누리과정 예산을 완전히 편성하지 않은 시·도교육청 11곳이 누리과정 예산 활용 재원을 쓸 경우 전체적으로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채우고도 3000억 원 이상이 남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