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힘을 잃은 중국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선강퉁(선전·홍콩 증권거래소간 교차거래 허용) 실시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신랑재경(新浪財經)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금융거래 플랫폼 전문 IT업체인 항생전자(600570)가 19일 공시를 통해 선강퉁 시행을 위한 플랫폼 개발 및 증권사 대상 테스트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고 20일 보도했다. 항생전자는 알리바바 산하의 중국 최대 금융 IT업체다.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신임 수장인 류스위(劉士余) 주석은 "연내 선강퉁을 반드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올해 선강퉁이 실시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달 10일에는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선강퉁이 곧 실시되며 홍콩은 이미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중국 중앙정부가 시작 신호를 주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홍콩을 방문한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8일 홍콩 특별행정정부 주최로 열린 '일대일로 고위급 포럼'에서 일대일로와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있어서의 홍콩의 역할만 강조하고 선강퉁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실시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잠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19일 항생전자의 공시로 시장은 안도감을 내쉬었다.
내달 15일 중국 A주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편입 결정도 앞두고 있어 중국 정부가 시장개방 정도를 어필하기 위해서라도 선강퉁에 곧 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4년 11월 실시된 후강퉁(상하이·홍콩거래소간 교차거래 허용)과 선강퉁은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대형주가 많은 상하이 증시와 달리 선전 증시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가상현실(VR), 핀테크 등 첨단분야의 중소형 종목이 상장해있다. 후강퉁 실시 후 외국인 투자자가 대형 우량주에 집중 투자했지만 선강퉁이 시작되면 성장성과 잠재력이 엿보이는 신흥, 중소형주가 세계 투자자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전거래소 시가총액은 지난 4월 기준 19조8200억 위안(약 3593조17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