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여성혐오vs광주 학살,특정 지역민 혐오..비극의 역사 반복?

2016-05-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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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살인과 광주 민주화 운동[사진 출처: 위(채널A 동영상 캡처), 아래(광주MBC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유흥가에서 20대 여성이 낯선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피살되는 사건(이하 강남역 묻지마 살인)이 발생해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강남역 묻지마 살인과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면서 신군부가 자행한 학살 사이에 ‘혐오’라는 공통점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범은 18일 경찰 조사에서 “범행 전날 주방에서 몰래 흉기를 들고 나왔다. 화장실에 미리 숨어 있다가 들어오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 피해자와는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강남역 묻지마 살인은 전형적인 여성 혐오 범죄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80년 5월 신군부가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면서 자행한 학살에도 혐오의 대상만 다를 뿐 ‘특정 지역민 혐오’라는 요소가 숨어 있다.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은 집권 기간 내내 공무원 인사나 지역 개발 등에서 극도로 호남을 차별해 왔고 선거에선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겨 왔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선 지역감정이 심화됐고 호남 지역민을 혐오하는 풍토가 확산됐다.

이런 상화에서 신군부는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자신들의 집권에 반대해 민주화를 외친 광주 시민들을 잔인하게 대량 학살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선 지역감정이 더욱 악화됐고 호남인들을 혐오하는 풍토도 더욱 강화됐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은 한 개인이 저지른 범죄이고 광주 학살은 신군부가 자행한 학살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광주 학살과 강남역 묻지마 살인에는 모두 여성과 특정 지역민에 대한 혐오가 개입돼 있다는 점에서 비극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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