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얀마를 향한 국제사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데 이어 미국은 경제제재를 대폭 완화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목재·보석·광업 분야 등 미얀마 국영기업 7개(와 국영은행 3개(미얀마 경제은행·미얀마 무역은행·미얀마 투자상업은행)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미얀마에 거주하는 미국인이 임대료나 생활비를 지불할 때 거래하는 미얀마 금융기관 등에 대한 제재도 해제했다.
장기 제재 조치로 인해 시장 진출에 제한을 받아 왔던 미국 기업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 통신이 이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코카콜라·제너럴 일렉트릭(GE)·셰브론 등 미국 글로벌 기업들은 미얀마 투자를 두고 불만을 키워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이 미얀마에 투자한 자본은 2억 4800만 달러 규모로 다른 외국 자본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투자액보다 현저히 낮다.
미얀마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건 미국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일찌감치 당근을 던져두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달 초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치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미얀마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일본은 올 상반기 내에 1000억 엔(약1조819억2,000만 원1조 570억원) 규모의 정부개발원조(ODA)를 무상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기업과 미얀마 정부 간 합작회사들도 결과물을 내고 있다. 일본의 JFE 엔지니어링과 미얀마 정부의 합작회사 J&M은 지난 2년간 연간 철강 생산력이 2만 톤으로 두 배 늘었다. 히타치 자회사와 미얀마 지역 회사의 합작회사도 이달 말까지 선적 분야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른바 '메이드 인 미얀마' 캠페인을 통해 각종 제재에 막혀 있던 미얀마를 수입 의존적 국가에서 수출 지향적 국가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2011년 군부 출신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이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수치 외교장관이 이끌고 있는 민족주의민족동맹(NLD)은 공약을 통해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등 경제 분야를 적극 개방해 경제 발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토지가 비옥한데다 옥과 구리 등 금속자원,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투자 규모에 따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리적 위치도 미얀마에 대한 가장 큰 투자 매력 요소로 꼽힌다. 중국과 인도는 물론 태국,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5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다만 여전히 군부 세력의 입김이 강한 부분은 미얀마 투자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군부 독재가 50여 년간 계속돼 왔던 만큼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전면 인적 쇄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대규모 완화 조치를 단행하면서도 군대와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제재는 유지하기로 했다.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아시아월드'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얀마 기업 6개를 새로 제재 대상에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