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웅산 수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가 장관으로서 미얀마 사상 첫 문민정권의 국정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ABC 등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차기 정부 구성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 수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틴 쩌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수치 대표를 포함한 차기 정부 각료 18명의 명단을 상하원 합동회의에 제출했다. 의회는 오는 24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을 묻고,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 NLD가 상하원 의석의 과반 이상(59%)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18명이 그대로 각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가족을 두고 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미얀마 헌법에 따라 수치 대표는 일찌감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었다. 다만 최측근인 틴 쩌를 대통령 후보로 올려 대리 통치를 통해 실권을 쥘 것이라는 예상은 나왔었다. 각료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수치의 입김이 직접 작용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틴 쩌 당선인은 오는 31일 취임식을 갖고 4월 1일부터 집권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본격 취임을 앞두고 사상 첫 문민정부의 윤곽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단 효율적인 정치를 시행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덩치를 줄이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미얀마 의회는 틴 쩌 당선인이 제출한 정부 부처 재편안을 찬성 다수로 승인했다. 경제 정책과 운수, 에너지 등 현재 31개로 세분화돼 있는 부처를 21개로 통폐합하겠다는 것이 재편안의 주요 뼈대다. 퇴역 군인을 낙하산으로 임명했던 각료·국장급 직위도 폐지하기로 했다.
반면 미얀마 각지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민족의 요청에 따라 ‘민족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틴 쩌 당선인은 "예산 낭비를 막고 교육과 보건 등 필요한 분배에 재분배하기 위해 재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