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협치와 소통의 의지는 확인했지만,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과 노동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차는 비교적 뚜렷했다.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간 회동의 평가를 종합하면 ‘성과도 절반도 확인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6명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날 회동을 시작했다. 이번 회동은 20대 총선 이후 여야가 신임 원내대표를 뽑은 후 처음이다.
◆정진석 “협치 가능성 확인”…만족감 표시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분기별 회동 정례화 하는 한편, 민생경제점검회의 개최를 통해 민생 살리기에 주력키로 했다. 민생을 위한 첫걸음으로 ‘협치와 소통’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노동 4법 중 특히 파견근로자법을 둘러싼 견해차는 여전했다. 정부의 경제활성화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의 각론차도 나왔다.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 확보 방안 중 하나인 ‘한국판 양적완화’도 쟁점 거리였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입장차는 회동 직후 국회에서 열린 각 당의 브리핑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 브리핑을 열고 “그야말로 협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청와대 회동이었다”며 “시종 진지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나름대로 성과 있는 대화가 오고 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 원내대표는 “경제와 민생, 안보 문제를 비롯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 간 지속적이고 정례적인 소통의 계획도 합의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며 “다양한 소통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견을 좁혀나가다 보면 만족스러운 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한계 있었다”…박지원 “현안 견해차 확인”
두 야당은 박 대통령이 협치와 소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선 “한계도 견해차도 확인했다”고 잘라 말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할 말은 충분히 다했다”고 밝혔다.
특히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곡 논란에 대해선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가보훈처에 검토를 지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또한 우 원내대표는 민생경제점검회의를 가동키로 한 데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고, 협치 차원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법 개정을 비롯해 어버이연합,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을 거론하며 “예민한 현안에 대해 태도 변화가 없었던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회동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몇 가지 좋은 결과가 도출된 회동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3당 대표 정례 회동을 비롯해 노동법 개정,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노사 합의 추진, 누리과정 예산 예비비로 긴급지원 및 내년부터 전액 국비지원 등을 주문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 시 세금 부담 지적한 점을 거론하며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또 다른 견해를 알 수 있었다”며 “그런 것이 우리가 계속 노력하고 풀어가야 할 우리 당의 숙제”라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