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전방위 압박…노조반발로 연내도입 불투명

2016-05-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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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성과연봉제 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송종호·노승길 기자 =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연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는 목표지만,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로 사실상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9일 정부는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을 통해 잇따라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편사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이행방안 등을 발표하며 공공기관 노조와 대립각이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기재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은 공공기관의 내년도 총인건비를 동결하기로 했다. 우수기관에 대해서는 임직원에게 기본 월봉의 10~30% 범위 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공기업의 경우 오는 6월 말까지, 준정부기관은 올해 말까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미이행시 내년도 총인건비를 동결한다. 기관장 등 임원은 성과연봉제 이행여부를 기관장 평가 등에 반영한다.

우수기관에 대해서는 이행시기·도입내용·기관의 노력도 등에 대한 사후 평가를 거쳐 공기업은 기본 월봉의 15~30%, 준정부기관은 10~20% 범위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이 확정·발표돼 향후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용부도 노사발전재단의 일터혁신을 통한 임금개편 사례를 소개하면서 노사가 모두 만족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임금체계에서 호봉급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이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기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서정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정이 공감하고 합의한 사안”이라며 “노사의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부의 임금체계 개편사례 발표가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사례로 제시된 리팩, 코엔스 등 4개사 모두 무노조 사업장으로 노조를 가진 대다수 기업이 직면한 성과주의 임금개편 도입 갈등과는 크게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용부가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확산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려다,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제조기업 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나섰지만, 속 빈 강정만을 선보인 꼴”이라며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사례를 모범사례로 제시한 것은 국내 대다수 사업장이 겪는 성과주의 갈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은 연내 도입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노조의 반발이 거세질 뿐만 아니라, 새로 구성될 20대 국회에서도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공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뜻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일 공공노련과 공공연맹, 금융노조(이상 한국노총),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이상 민주노총) 등 두 노총 산하 공공 부문 5개 산업별 노조와 연맹들은 공동대책위원회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대책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기관장 워크숍과 국회 개원이 예정된 다음 달까지 기관들과 교섭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뜻대로 안될 경우 10월게 파업에 돌입한다는 배수진도 쳐놓은 상태다.

또 관련 부처에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은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점도 연내 도입을 마무리짓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확신을 흔드는 부분이다.

한 고용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공무원만큼이나 호봉제에 대한 성향이 강한 조직”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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