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대회] 36년 만의 개막, 김정은 우상화 주력…‘핵보유국’ 명시할듯(종합2보)

2016-05-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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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의 선포를 공식화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6일 열렸다. 사진은 대회가 열리는 평양 4·25 문화회관 주변에 설치된 당 대회 알림판 아래를 한 주민이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고 있다. 2016.5.6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6일 개막,  '김정은 시대'의 선포를 공식화 했다. 

BBC와 CNN 등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대회를 현장 취재하는 외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날 오전 행사장인 4·25 문화회관에 입장한 이후 당 대회 첫날 회의가 진행됐다.
북한 조선중앙TV도 이날 오후 10시 30분(평양시간 오후 10시) 노동당 대회 첫날 행사를 녹화방송하면서 김 제1위원장이 개회사 내용을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당 대회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될 것"이라며 "우리 당과 혁명발전에 뚜렷한 자욱을 남기는 역사적인 대회로 주체혁명 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총진군대회로 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36년 만에 개막한 7차 북한 노동당 대회는 9일께 폐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에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를 비롯해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 총화, 당규약 개정, 김 제1위원장의 당 최고수위 추대, 당 중앙지도기관의 선거 등이 다뤄질 것이라고 중앙TV는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1980년 6차 당 대회 이후 36년 동안을 "더없는 준엄한 투쟁의 시기였으며 위대한 전변이 이룩된 영광스러운 승리의 연대였다"고 평가한 뒤 "우리당과 인민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이룩한 자랑찬 성과는 일심단결의 정치사상강국, 불패의 군사강국을 일떠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회 2일 차에는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와 당규약 개정 토의, 결정서 채택이, 3일 차에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 선거와 폐회사가 각각 차례로 진행될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했다.

북한에서는 군중대회나 부대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당 대회 공식회의가 개최되지 않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당 대회기간은 3~4일로 예상된다.

북한은 노동당 대회 첫날 김 제1위원장 우상화에 주력했다.

중앙TV는 이날 오전 "영원한 김일성, 김정일 동지의 당, 김정은 동지의 당이여"라는 문구가 들어간 조선작가동맹 시문학분과위원회가 지은 '위대한 승리의 봄이여!'라는 제목의 서사시를 소개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동지의 당'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도 이날 '주체혁명 위업수행에서 역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이번 당대회를 "우리 당 역사와 인류사에 특기할 승리자의 대회"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킬 것"이라며 당 대회를 계기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가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제1위원장 우상화는 북한식 유일영도체제의 확립과 장기 집권 토대 마련이라는 포석도 있다.

올해 들어 4차 핵실험(1월 6일)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 7일)를 단행한 북한은 당 대회 첫날부터 핵-경제 병진노선을 재확인했다.

김 제1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에 우리 군대와 인민은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대사변으로 되는 첫 수소탄시험과 지국관측위성 광명성 4호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하여 주체 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내였으며 충천한 그 기세로 충정의 70일 전투를 힘있게 벌여 사회주의 건설의 전역에서 빛나는 위훈을 창조하고 전례 없는 노력적 성과를 이룩하였다"고 밝혔다.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문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노동당 규약에도 핵보유국을 명시할 가능성도 있다.

당 대회 마지막 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거쳐 결정되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 중앙당 비서 등의 인사에선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평양에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한의 초청으로 이번 대회 취재에 나선 130여명의 외신 기자들은 대회장 내부 접근이 금지됐으며 사진과 영상은 행사장에서 200m 떨어져 촬영하도록 제한됐다.

외국 국가나 당을 대표하는 주요 외빈도 참석하지 않아 '나 홀로 행사'로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현재까지 의미 있는 외빈이 당 대회에 참석한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재일본조선인 축하단과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축하단 등 민간 쪽에서 참석한 것 이외 국가나 당을 대표하는 외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시·군 당대표회와 도·직할시 당대표회 등을 거쳐 선발된 3천여 명으로 추정되는 당 대표자들은 이달 1일부터 평양에 집결해 당 대회 참가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의 의미에 대해 "3대 세습을 공식화하고 김정은의 지도자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과도기였는데 (이번 당 대회는) 김정은 시대의 서막을 여는 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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