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첫 면담…"지역 평화 협력 희망"(종합)

2016-05-0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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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와 30분간 면담…대북 압박외교

하메네이 "양국관계, 새 단계 발전 계기…한국 앞선 경험 배우길 희망"

박 대통령, 임무완수 한국 기업 사례 강조…"상호신뢰·유대감으로 관계발전"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주진 기자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저녁(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와 면담하고 큰 틀에서의 협력관계 증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란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후계자로, 신정(神政)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보유한 가장 높은 지위의 성직자이자 통치권자다.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이란 대통령을 지냈으며, 1989년 5월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담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하메네이 치고지도자와의 면담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왔으며, 이란 방문에 앞서 면담의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30분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갖고 중장기적인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관해 논의했다고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면담에서 국제 문제와 관련해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이란 양국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서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한 만큼 대북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주목됐지만, 최고지도자는 북핵 문제 등 북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의 명실상부한 1인자인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 자체만으로도 대북(對北)압박 효과는 적지 않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박 대통령의 역사적인 이란 방문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한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한 뒤 "한·이란이 잘 협력하면 서로에게 많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진심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이란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주면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양국이 상호신뢰를 토대로 긴 호흡을 갖고 관계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상생 협력을 추구하고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 국민의 마음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그동안 인재양성 교육과 낙후지역 개발, 과학기술 기반의 지식기반경제 등을 경제발전 과제로 제시한 점을 상기하면서 "이란 낙후지역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13명 직원이 사망하는 가운데서도 임무를 완수한 대림산업과 국제제재 속에서 이란에 남아 활동한 우리 기업 사례를 들면서 "수교 이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양국이 긍정적인 교류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온 것은 유대와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양국 국민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은 천년 이상의 교류 역사, 가족 중시와 어른 공경의 아시아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주몽과 대장금이 이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양국의 유사한 정서와 가치 덕분"이라고 언급했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공감을 표했다.

김 수석은 이번 면담에 대해 "최고위층 간 유대 형성뿐만 아니라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 발전을 위한 이란 내 지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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