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이례적'으로 육지에 있는 산 이름을 따 교량 명칭을 정하자 여수시가 전남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국토지리원에 이의신청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3일 전남도와 여수시에 따르면 전남도는 최근 지명위원회를 열어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여수시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을 잇는 총 길이 1340m 교량 명칭을 '팔영대교'로 정했다.
도지명위원회는 고흥 팔영산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역 명산으로서 상징성이 높다는 점과 팔영대교로 명명하면 국민이 쉽게 교량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수시는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 명칭은 섬 이름으로 정하는 것이 관례인데도 이러한 기본을 무시하고 육지에 있는 산 이름으로 교량 명칭을 정한 것은 지역 간 갈등만 부추긴다'며 "전남도 결정을 수용할 수 없으며, 교량 명칭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국토지리원 지명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남해대교(하동~남해), 거제대교(통영~거제), 진도대교(해남~진도), 완도대교(해남~완도), 고금대교(장흥~완도), 소록대교(도양~소록도) 등 섬 이름을 딴 교량들이 대표적이라며 통상적인 원칙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여수시는 "교량의 시·종점부와 접해있지 않은 산이나 지명으로 명칭이 결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교량명칭을 최종 고시하는 국토교통부도 '적금대교'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국토교통부의 전신인 국토해양부도 2012년 발간한 '아름다운 교량' 책자에서 한국의 대표 현수교로 '적금대교'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육지의 산 이름을 따 교량 명칭을 정한 것은 이례적이긴 하지만 지명, 지리, 역사에 조예가 깊은 광주ㆍ전남 대학교수, 지명전문가 등 지명위원 9명 중 7명의 찬성으로 팔영대교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수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을 잇는 교량 설치 사업은 여수-고흥 연륙·연도교 건설사업 일환이다.
여수~고흥 연륙·연도교 건설사업은 여수와 고흥 앞바다의 섬 9개와 육지를 11개의 다리로 연결한다고 해서 '일레븐 브리짓 사업'으로도 불린다.
11개 다리 중 여수 쪽 화태대교와 백야대교를 개통했고 적금도와 영남면 교량이 3번째 개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