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20대 국회의 안살림을 챙길 여야 원내대표 선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일찌감치 ‘합의추대’한 반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판세는 경선을 목전에 두고도 안갯속이다.
새누리당은 선출 이틀 전인 1일에야 정진석·나경원·유기준(기호순)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됐을 뿐, 어느 한쪽도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원인이 ‘계파갈등 심판론’ 성격이 짙었다는 점에서 원내대표 후보 중 그 누구도 ‘박심’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 않다.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인 유기준 의원마저 ‘탈계파’를 선언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여전히 계파 구도를 무시할 없는 탓에 나경원 후보 측은 정 후보에 대해 ‘사실상의 친박 후보’라며 친박계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면 정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유기준 후보와의 세대결에서 “친박 표는 우위에 있다”면서도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에 몸담지도 않은 자신에 대해 계파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파 구도를 뛰어넘을 ‘러닝메이트’를 통한 지역조합도 승패에 중요한 요소다. 충청 출신인 정 후보는 대구·경북의 김광림(3선, 경북 안동), 서울 출신 나 후보는 부산·경남의 김재경(4선, 경남 진주을), 부산 출신 유 후보는 충청의 이명수(3선, 충남 아산갑) 의원과 한 조를 이뤄 지역 안배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계파구도와 지역조합을 뛰어넘을 최대 변수는 역시 누가 ‘박지원 맞수’인가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내 1당이 된 더민주 못잖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정치9단 박지원로 정해진 터라,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정 후보는 과거 80년대 기자 시절부터 박지원 의원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자신이 상대자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나 후보는 이날 박 의원을 “새로운 스타일의 정치와 거리가 있다”며 차별화를 꾀했다. 유 후보는 최고위원, 해양수산부 장관 등 국정 경험을 앞세운 협상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민주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이상민 강창일 우상호 노웅래 민병두 우원식(기호순) 의원 등도 전투력에서는 박지원 의원에 밀리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무려 6명의 후보가 나온 만큼 ‘단일화’ 목소리가 크지만,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까지도 뚜렷한 후보자간 단일화 움직임 없이 다들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어 각개 전투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서 ‘친박’ 후보가 없는 가운데, 더민주에서도 당내 최대 세력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후보가 전면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이 변수다. 경선 전 단일화가 안 될 경우, 결선투표에서 계파나 이해관계에 따라 표를 몰아주며 합종연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민주는 특히 전체 당선인 123명 가운데 57명을 차지하는 초선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로서는 한 번도 대면한 적이 없는 당선인이 많아 친분보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의원들도 후보자를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더민주의 한 초선 의원은 “국회 밖에서 (원내대표) 후보자들을 봐온 터라 구체적인 성향이나 의정활동 스타일도 잘 모르겠다”면서 “경선 당일 정견발표를 유심히 살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