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보험회사의 임원 L씨(51)는 최근 ‘골프 친구’들에게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했다. 오래 전에 5월6일 라운드하려고 예약을 했는데 최근 골프장측으로부터 그날 주말 입장료(그린피)를 내야한다고 통보해왔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주말 오는 6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했다. 공무원은 물론 일반 기업체 직원들도 쉬게 함으로써 나흘 연휴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내수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6일은 임시공휴일인데다 약 1주일전에 공휴일로 확정됐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골프장 예약은 성격상 한 달이나 두 달전에도 이뤄진다. 따라서 6일 예약은 공휴일로 지정되기 전에 한 사람도 있고, 지정된 후에 한 사람도 있다. 오래전에 한 사람들은 평일로 알고 예약했는데 그날이 갑자기 공휴일로 정해졌다는 이유때문에 주말 그린피를 내야 한다면 억울하기 짝이 없을 법하다. L씨가 그런 케이스로 주변에 하소연을 할 만도 하다.
그러나 6일에 주말 그린피를 받는 골프장은 많지 않았다. 레이크사이드·리베라·남촌·뉴코리아·휘닉스스프링스·중부·남여주·현대더링스CC 등 대부분 골프장이 주중 그린피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오래전에 예약받은 손님이 많은데다, 주말 그린피를 적용함으로써 나올 지 모르는 골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6일 라운드가 예정된 골퍼들은 해당 골프장에 문의해 그린피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문의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공직자들도 골프를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에 부응하듯 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의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골프를 쳤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고위 공직자가 경제인들과 공개적으로 골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골프 시장에 모처럼 온기가 불어닥치고 있는 시점에 골프장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만 취하려고 행동할 경우 골프대중화나 골프장산업의 활황은 멀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