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년 숙원 ‘통합 리모콘’ 만들었다

2016-05-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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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출시한 2세대 퀀텀닷 SUHD TV의 리모컨. [사진=삼성전자 제공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이 지난 30년간 골칫거리였던 TV 리모컨 문제를 해결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칼럼니스트 제프리 파울러는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SUHD TV를 출시하며 함께 선보인 리모컨을 이렇게 극찬했다. SUHD TV 판매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리모컨에 대한 리모컨에 대한 관심이 입소문을 타더니, 리모컨이 TV 판매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부속품으로 끼워있는 리모컨은 소비자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자업체들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최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SUHD TV를 내놓으면서 심혈을 기울인 것 또한 리모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TV의 3대 특징 가운데 ‘단 하나의 화면에서 단 하나의 리모컨으로’를 최우선 순위에 놓았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집에서 리모컨을 찾지 못해 헤맨 경험이 있을 것이고 TV에 연결된 여러 개의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 또한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리모컨 하나만 있으면 그걸로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모컨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소비자경험랩(CX랩)이 지난 2년간 소비자 조사를 거쳐 개발됐다.

TV와 연동되는 셋톱박스와 홈씨어터, 게임기도 TV 리모컨 하나로 한꺼번에 작동할 수 있도록 했고, 버튼도 10개 내외로 줄였다.

리모컨 중앙에 위치한 원형 휠 버튼을 조작하면 영상을 뒤로 돌리거나 일시정지 할 수 있다. 이 제품으로 삼성전자는 전 세계 가전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제대로 된 ‘통합 리모컨’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통합 리모컨 개발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2002년 7월, 이 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부와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열렸던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둘러본 뒤 리모컨 기술개발을 ‘화두’로 던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전자제품 제품별로 다른 리모컨을 사용하는 것이 번거로운 데다 단추의 수가 너무 많고 기능이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가전제품의 기다양한 기능을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리모컨이 오히려 사용자의 접근성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지시로 전담팀을 꾸린 삼성전자는 1년 후인 2003년 8월 ‘통합 리모컨’을 선보였다. 최대 17개 전자제품을 컨트롤 할 수 있고, 회사 개발진들의 입장에선 사용하기 쉬운 만능 리모컨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제어가 불가능한 전자제품이 많았고, 인터넷에 들어가 전자제품의 제어 코드를 일일이 내려 받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10만원을 넘는 통합리모컨의 가격도 아쉬웠다.

여러 제품을 통합하는 리모컨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사용의 편리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지속됐다. 10여년이 지난 뒤 내놓은 리모컨은 제품의 통합 개념이 확장돼 ‘편의성’을 계승했다.

삼성이 조사한 바로는 보통 TV 한 대에는 3대 정도의 주변기기가 꽂혀 있다. 셋톱박스, 블루레이플레이어, 사운드기기 등이다. 이런 기기를 모두 각각의 리모컨으로 조정해야 했다. 기기가 3대라면 TV까지 리모컨 4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모컨은 TV에 부수적인 개념이지만 사용자가 TV에 접근하는 최접점이며, 리모컨 사용의 편리성은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편의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에 심형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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