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윤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6% 가까이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신차효과 등에 힘입어 내수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지만, 신흥국 경기 부진 영향으로 해외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2분기에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 출시한 신형 아반떼 등 신차효과와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판매 증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 1분기 영업익 1조3424억원...5년래 최저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5.5% 감소한 1조3424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 5년내 최저치다.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전년 동기(7.6%)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한 6.0%를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작년 1분기 대비 10.8% 감소한 1조7681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
1분기 중 원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여 환율효과를 기대했으나 신흥국 부진 탓에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년 동기대비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한 것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저유가에 따른 신흥시장 경기침체로 국내공장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 효과가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내수시장 판매는 호조를 이뤘으나 해외시장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주춤했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대비 6.4% 감소한 110만7377대를 판매했다.
이중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6만577대를 판매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7.9% 감소한 94만6800대를 팔았다.
다만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늘었다. 고급차 EQ900 출시와 판매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SUV 판매 증가와 금융 부문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6.7% 늘어난 22조35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공장 가동률 하락 및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7%포인트 높아진 81.0%를 기록했다.
◆ 2분기엔 신차 효과로 실적 개선 기대
현대차는 2분기부터 신형 아반떼의 해외 판매 본격화, SUV 공급 확대,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초 론칭한 아이오닉의 글로벌 판매 확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안착, SUV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좋아질 것"이라며 "2분기는 계절적인 성수기 효과가 있고, 특히 내수시장에서는 6월까지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어져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현대차의 최대 볼륨 모델인 신형 아반떼가 해외시장에서 보일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신정관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신형 엘란트라(아반떼)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출시 되고 유가도 2월을 바닥으로 올라온 상황이라 신흥국 판매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저점을 찍은 신흥시장 판매 증가를 위해 현대차는 수익성 개선과 신차 카드를 꺼내들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판매 부진이 장기화된 러시아는 판매 가격 인상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며 “8월 신형 크레타, 12월 신형 쏠라리스를 출시하고 시장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파라과이 등 중남미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7%(4000원) 오른 15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