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6~7월께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계파 간 눈치보기도 시작된 모습이다.
18일 더민주 내에선 '김종인 합의추대론'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차기 당 대표는 내년 대선 경선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하게 되기 때문에 각 계파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자 당내에선 '김종인 추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 합의추대가) 민주적인 정당에서 가능할 것인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며 "여러 가지 의지가 있는 분들이 많이 있고 정말 개혁적이고 유능하고 준비된 후보자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일부에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뽑는 상황에서 더민주만 '합의 추대' 방식으로 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전대에 도전하겠다는 분들이 있는데 합의추대가 되겠나"라며 "정당이 그렇게 운영돼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현재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인사는 송영길 당선자가 유일하다. 그러나 정세균·김영춘·정청래·김부겸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친노(친노무현)·운동권 그룹에 당권을 내주는 것보다 '중립형' 인사인 김 대표가 당을 이끄는 것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더민주의 다른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현재로써는 김 대표가 당 대표로서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대 계파가 친노 또는 친문(친문재인) 세력인데 당권을 놓고 싸우면 당의 친노·친문적 성격만 강화시키고 외연 확장이 어려워진다. 지금은 오히려 김 대표 내세워 중도 전략을 좀 더 취하는 게 20대 총선 민심에도 부응하는 길"이라고 봤다.
한편, 국민의당도 6월 말께 전대를 앞두고 당권 경쟁의 서막이 열렸다. 현재 박지원 의원 등이 당 대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전대가 다가올수록 당내 계파 간 갈등이 불붙을 것"이라며 "호남 출신 인사나 계파 수장보다는 차라리 외부 인사를 데려오는 게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