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자신과의 친분을 주장했던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 대해 "남이 한 얘기를 갖다가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다가 그냥 막 만들어서 지금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거짓말쟁이'로 평가절하했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태균이란 사람을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에 김영선 전 의원이 데리고 와서 알게 됐다"며 "찾아오면 만나주고 사진 찍자면 사진 찍고 했다"고 자신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또한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기간까지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대선 이후 두어 달에 한 번씩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찾아올 때마다 자기 주변 몇 사람 데리고 와서 한 15분 동안 있다가 가고 그런 적밖에 없다"며 "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자기 과시를 위해 데려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공개된 '청와대 이전' 녹취록에서 명씨가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청와대가 보인다고 발언한 것에도 "우리 사무실은 청와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그 사람이 말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명씨가 자신과 과거 제주도에서 함께 있던 사진을 공개한 것도 "내가 제주도에 있는데 찾아왔다"며 "어느 언론사 사장과 점심을 먹고 난 다음 '어디 들렀다 가자'고 해서 서귀포 누구의 별장을 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한 10분 동안 사진을 잔뜩 찍고 나는 떠났는데, 자기 SNS에 올려서 나하고 휴가를 같이 한 것처럼 소개한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 김 전 위원장은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씨가 2021년 7월 함께했던 자리가 단 한 차례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내가 윤 대통령으로부터 4월 8일 전화를 받고 일주일 후 만나기로 약속했었는데 본인이 제3자를 통해 전날 약속을 취소했다"며 "그 다음부터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으니까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갑자기 6월 말경 명씨가 나에게 전화하고 김 여사를 바꿔줬다"면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만나달라고 이야기해서,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7월 4일 만났고, 그 사람(명씨)이 거기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와 나, 명태균 넷이서 앉았다"며 "김 여사가 몇 마디하고 명씨와 나가고, 나와 윤 대통령 둘이만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