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스트맨, 다른 듯 닮은 두 남자의 하모니

2016-04-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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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포스트맨 [사진=우분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국내를 대표하는 보컬그룹 포스트맨이 따뜻한 봄에 색다른 위로송을 발표했다. 사랑이 시작되는 계절에 포스트맨 만의 애절한 감성이 묻어있는 발라드곡으로 2개월여만에 돌아온 포스트맨이 신곡으로 리스너들의 감성을 제대로 저격했다.

멤버 성태와 신지후로 구성된 포스트맨은 최근 아주경제와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신곡 소개는 물론, 음악적 소신을 나누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저희는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는 팀이라고 세뇌 돼 있어요. 그래서 (팀을) 소개 할 때는 그렇게 하죠.(웃음) 저희 포스트맨은 슬픈 발라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팀입니다.”(신지후)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이란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슬픈 노래를 부르다가도 어떤 부분에서 공감을 할까 고민하는 그룹이죠.”(성태) 

포스트맨은 최근 신곡 ‘몇 번을 놓아도’를 발표했다. 이번 신곡은 비스트 멤버 용준형과 함께 작업해 화제가 됐다. 아이돌 멤버의 곡을 보컬 그룹이 받는다? 사실 쉽게 떠올려지는 그림은 아니다.

“(용준형 씨에게) 곡을 받아왔어요. 원래 저희가 여기저기서 곡을 받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용준형 씨가 발라드 곡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래서 저희가 먼저 부탁드렸어요.”(신지후)

“녹음을 하기 전에 곡을 많이 받는 편이죠. 그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곡을 받는데, 이번 용준형 씨의 노래가 가장 좋았어요. 저희보다 어린 친구라 요즘 세대들의 감성이 녹아 있더라고요.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어요.(웃음)”(성태)
 

포스트맨 성태-신지후 [사진=우분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포스트맨의 환상적인 화음과는 다르게, 두 멤버는 서로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처음 이들을 마주 했을 때 부터 궁금했다. 어떻게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포스트맨’이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었을까. 멤버 성태는 2004년 데뷔한 3인조 남성그룹 엠투엠(M To M)으로 먼저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는 2009년 엠투엠의 소속사가 바뀌면서 탈퇴했고, 이후 포스트맨을 결성했다.

“엠투엠을 그만두고 회사를 옮기고 새로운 그룹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현재 마마무의 소속사 대표님이신 김도훈 작곡가님의 소개로 (신)지후를 만나게 됐고, 함께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단 (지후가) 노래를 너무 잘했고, 또 제가 가지지 못한 잘생긴 외모를 갖고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들었죠.(웃음)”(성태)

“당시 저는 작곡가 형님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었어요. 가수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도요. 그런데 김도훈 작곡가님께서 권유를 하셨고, 성태 형을 만나 함께 노래방을 가게 됐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성태 형과 만났을 때는 이야기를 별로 안 했는데, 언제 한 번은 홍대를 나갔다가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어요. 그때 ‘같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원래 홍대를 잘 안나갔는데 오랜만에 나갔을 때 만난게 너무 신기했거든요.(웃음) 원래 길 가다가 우연히 누구를 만나는 것도 잘 없는데, 그렇게 만났으니까요.”(신지후)

두 사람이 함께 포스트맨이 된 건 운명이라고 설명하면 될까. 정말 우연 같은 필연이 두 사람을 같은 팀으로 엮어줬다. 그리고 2010년 정식 데뷔를 하고 벌써 올해 7년차 베테랑 가수가 됐다.

앞서 언급했듯 성태와 신지후는 외모는 물론 성격도 다르다. 실제로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듯 상반된 케미가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묘한 하모니를 내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저희 둘은 목소리 장르부터가 달라요. 왜 사람이 울 때 눈물만 떨어트리는 사람이 있고,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희가 노래 할 때 그렇게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먼저 저는 감정을 누르면서 부르는 편이고 성태 형은 토해내면서 부르죠.”(신지후)

“음악을 좋아하는 스타일도 달라요. 저는 한국 대중가요만 들었는데 지후는 흑인 음악만 들었죠.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는데 이제 점차 서로 맞춰가는 것 같아요.”(성태)
 

포스트맨 성태-신지후 [사진=우분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달라도 참 달랐다. 성격도 달랐고, 생김새도 다르다. 그렇기에 더욱 매력 있는 두 사람이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도 7년이란 시간을 함께하면서 점점 섞여들어갔다. 그리고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완벽한 화음을 이뤘다. 그 완벽해진 호흡들이 명곡들을 탄생 시키게 만들었다.

포스트맨이 노래하는 이별 노래의 감성의 깊이는 무척 깊다. 그들의 음악은 아련한 사랑과 이별을 떠올리게 만든다. 도대체 이 깊은 감성의 출처는 어딜까.

“저희도 사랑하고 이별한 경험이 있죠. 그런데 노래를 부르면서 과거 이별 경험을 생각하고 부르지는 않아요. 저 같은 경우는 처음 데뷔했을 때 제가 SG워너비의 채동하 형님에게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동하 형님에게 물어보니 보통 풍경을 생각하시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엠투엠으로 활동 할 때 멤버들과 놀러간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새벽 바다를 생각하면 기분이 좀 다운되더라고요. SG워너비 멤버인 김용준 형, 이진호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배우는 것 같아요.”(성태)

“저는 목소리 자체가 슬픈 느낌이 나서 감정이 과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감정을 다잡고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공연을 할 때 어떤 팬 분들이 제가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우나봐’라고 하시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오히려 노래 할 때 프로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생각해요. 좀 이성적이죠. 음정이라든가 자세, 바이브레이션 길이 등이요. 저희 매니저 형이 모니터를 많이 해주세요. 고음 할 때 고개를 숙이면서 노래를 하지 말라던가, 본인 스타일대로 안 되면 별로라고 하세요.(웃음) 그런 얘기 들을때면 거슬리지만...도움은 돼요. 그런데 정작 매니저 형은 노래 못해요. 하하하하. 일명 귓속말 창법이라고 부르는데, 노래 부르는 법을 알려줬는데도 연습을 안 하더라고요.(웃음)”(신지후)

포스트맨이 발표한 노래는 정말 버릴 곡이 하나 없다. 발라드를 좋아하는 음악팬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신촌을 못 가’ ‘술이 너보다 낫더라’ ‘서른’ 등. 수많은 명곡 중 포스트맨이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일까. 두 사람은 모두 ‘서른’을 꼽았다.
 

포스트맨 성태-신지후 [사진=우분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른’을 참 좋아해요. 노래 분위기도 좋고요. 곡 자체는 밝은데 아련한 노래라고 할까요. 곡은 지후가 쓰고 가사는 저와 함께 썼는데 요새 저희가 느끼는 것들을 그대로 적었어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고 편곡도 너무 예쁘게 잘해서 참 애착이 가요.”(성태)

“노래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가사를 신경 써서 노래하다보니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올해 1월 1일에 쓴 곡이에요. 제가 올해 딱 서른이 됐거든요. 지난 12월부터는 서른을 앞두고 마음이 참 그랬거든요. 이맘때쯤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참 애착이 가는 곡이에요.”(신지후)

보컬리스트라는 꿈을 이룬 포스트맨. 이들은 이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어쩌면 너무도 당영한 꿈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면서 방송 마지막에 ‘꿈이 뭐냐’고 묻는걸 보면서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예전부터 갖고 있던 꿈이죠. 저는 세상에서 제일 노래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성태)

“저는 사실 어렸을 때 ‘세계 정복’이 꿈이었어요. 하하하. 우주 과학을 좋아했거든요.(웃음) 지금은 조금 달라졌고요. 저는 노래만 잘하는 가수가 아닌 음악을 잘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신지후)

아이돌 음악이 국내 음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맨은 자신들만의 음악적인 색깔로 많은 이들의 귀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보여드릴게 많다”는 그들의 자신감은 많은 음악팬들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슬픈 노래를 부르는 그룹이라 진지하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은 이들과 함께한 시간 동안 완전히 사라졌다. 이들은 정말 매력적인 그룹이었다. 그 매력을 이 글 하나에 모두 담아내기가 미안할 정도라고 한다면 짐작 할 수 있을까.

이들이 버릇 처럼 말했던 ‘세상에서 제일 노래 잘하는 사람’ ‘음악 잘하는 뮤지션’이 되는 꿈은 이미 이들 앞에 다가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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