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이른바 비례대표 ‘셀프공천’ 논란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김 대표가 소유한 수억대 금(金)과 시계 등을 문제 삼으며 ‘경제민주화를 말할 자격이 있냐’고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이 같은 상황을 어떤 카드로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안형환 대변인의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 자료를 보면 김 대표는 금 8.2㎏(약 3억2000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는 김 대표가 2004~2008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재임 당시에는 신고하지 않은 재산으로, 최근 대전 유세 때 착용한 시계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브랜드의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즉시 김성수 대변인의 국회 브리핑을 열고 “모든 재산을 투명하게 신고한 내역을 놓고 선거 막판에 마치 무슨 큰 의혹이 있는 것처럼 문제 제기를 하는 저의가 아주 치졸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시계만 해도 유학시설 기숙사를 함께 썼던 독일 국적의 의사 친구가 선물한 것”이라며 “20년 동안 한 결 같이 차고 다닌 것뿐. 마치 고가의 호화명품을 새로 구입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선거에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말 비례대표 셀프공천 논란으로 ‘노욕(老慾)’이라는 비판을 받자 “스스로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산 사람인데 그런 식으로 욕보게 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대표직 사퇴란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총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 새누리당의 ‘금·시계’ 공격으로 또다시 리더십에 생채기가 난 김 대표는 일단 침묵을 지키고 있다.
11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지하철 출근길 유세를 시작으로 안산과 광명 등 수도권을 돌고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에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문제는 경제, 정답은 더민주”라는 ‘경제 심판론’을 지속 강조한 반면, 전날 새누리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공격에 대해 김 대표 스스로가 공식적으로 반박, 적극적인 반격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깨고 침묵으로 일관한 것이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이미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다른 해명은 필요 없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그만큼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 총선이 바로 코앞인데 새누리당을 따라 흑색선전으로 물을 흐리지 않을 것이다. 당 차원의 추가적인 입장 발표 계획도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설명했다.